[한자이야기]<109>蘭-欄-爛

  • 입력 2006년 9월 2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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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란)(란)’은 ‘가로막다’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난,란)’은 가로막는 형태를 취하는 ‘문틀, 난간, 팔찌, 울타리’ 등의 의미를 갖게 됐다. 가로막히면 더 나아갈 곳이 없게 된다. 따라서 ‘(난,란)’에는 ‘끝, 끝나다’라는 뜻이 생겨났고, ‘끝, 끝나다’가 시간에 대입되어 ‘저물다, 늦다’라는 뜻이 나타나게 됐다.

‘欄(란)’은 ‘나무(木)’와 ‘(난,란)’이 합쳐진 글자이다. 따라서 ‘나무로 만든 가로막는 것’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欄’은 ‘난간’이라는 뜻을 갖게 됐다. ‘난간’은 나무로 만들어진 칸막이다. 사면이 난간 모양을 취하는 것도 ‘欄’의 의미가 된다. 이에 따라 ‘欄’에는 ‘짐승의 우리, 우물의 난간, 칸막이’라는 의미가 생겨나게 됐다. 신문 지면의 일부를 ‘광고란(廣告欄), 소식란(消息欄)’과 같이 ‘欄’이라고 하는데, 사방이 막혀 있는 ‘칸막이’라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다.

‘瀾(란)’은 ‘흐르는 물(수)’과 ‘(난,란)’이 합쳐진 글자이다. ‘흐르는 물이 가로막힌 것’을 나타낸다. ‘수(물 수)’는 원래 흐르는 물을 나타내는 한자이다. 흐르는 물이 가로막히면 물결이 일어난다. 이에 따라 ‘瀾’은 ‘물결, 물결이 일다’라는 뜻을 갖게 됐다. 이로부터 ‘눈물을 흘리다’라는 뜻이 생겨났다. 물결이 이는 모양을 극소화하면 눈물을 흘리는 모양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爛(란)’은 ‘불(火)’과 ‘(난,란)’이 합쳐진 글자로서 ‘불의 끝’을 나타낸다. ‘불의 끝’은 곧 불꽃 부분이다. 불꽃은 번쩍번쩍 빛난다. 그러므로 ‘爛’에는 ‘번쩍번쩍, 찬란하다, 빛나다, 화려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불꽃이 사물에 닿으면 그 사물은 데워지고 익게 된다. 따라서 ‘爛’에는 ‘불에 데다, 너무 익다’라는 뜻이 생겨났다. 너무 익게 되면 사물은 상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爛’에는 ‘문드러지다, 상하다, 썩다’라는 뜻이 생겨났다. 이러한 의미가 마음을 표현할 때는 ‘마음 아파하다’로 사용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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