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내 영화 한국서 개봉안해”

  • 입력 2006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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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김기덕의 제사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전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작가주의 영화감독인 김기덕(사진) 씨가 작은 영화는 상영관을 구하기 어려운 한국 영화시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스폰지하우스(옛 시네코아)에서 신작 ‘시간’의 시사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에서 더는 영화를 개봉하지 않을 것이며 부산국제영화제 등 한국에서 열리는 어떤 영화제에도 출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발언은 한국영화 제작 편수가 연간 100편에 이르렀지만 작은 영화들은 거대 배급사들의 스크린 싸움에 밀려 개봉조차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감독은 2004년 ‘빈집’으로 베니스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작품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미국에서 32만 명, ‘빈집’은 프랑스와 독일에서 각각 2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영화 ‘활’을 단관 개봉했으나 일주일이 안 돼 전국 순회 상영이 중단된 뒤 앞으로 국내에서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시사회를 연 ‘시간’의 개봉에 대해서는 “외국에 판매한 것과 같이 한국에서 이 영화를 수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괴물’의 흥행에 대해 “한국영화의 수준과 한국관객의 수준이 잘 만난 최정점”이라며 “이는 부정적이기도 하고 긍정적이기도 한 말”이라고 밝혔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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