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작가주의 영화감독인 김기덕(사진) 씨가 작은 영화는 상영관을 구하기 어려운 한국 영화시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스폰지하우스(옛 시네코아)에서 신작 ‘시간’의 시사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에서 더는 영화를 개봉하지 않을 것이며 부산국제영화제 등 한국에서 열리는 어떤 영화제에도 출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발언은 한국영화 제작 편수가 연간 100편에 이르렀지만 작은 영화들은 거대 배급사들의 스크린 싸움에 밀려 개봉조차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감독은 2004년 ‘빈집’으로 베니스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작품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미국에서 32만 명, ‘빈집’은 프랑스와 독일에서 각각 2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영화 ‘활’을 단관 개봉했으나 일주일이 안 돼 전국 순회 상영이 중단된 뒤 앞으로 국내에서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시사회를 연 ‘시간’의 개봉에 대해서는 “외국에 판매한 것과 같이 한국에서 이 영화를 수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괴물’의 흥행에 대해 “한국영화의 수준과 한국관객의 수준이 잘 만난 최정점”이라며 “이는 부정적이기도 하고 긍정적이기도 한 말”이라고 밝혔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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