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집 작품을 말해주죠”…한젬마 유명화가 생가기행집 내

  • 입력 2006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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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 김기창 화백의 작업실. 사진 제공 샘터
운보 김기창 화백의 작업실. 사진 제공 샘터
“화가의 생가를 방문하는 일은 연애하고 있는 남자의 부모를 만나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에요. 창조의 근원을 헤아리며 작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라고 할까요.”

‘그림 읽어주는 여자’로 대중에게 알려진 화가 한젬마(36·사진) 씨가 전국을 돌며 근현대 화가 20명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지역별로 소개한 책 ‘화가의 집을 찾아서’와 ‘그 산을 넘고 싶다’를 동시에 펴냈다.

한 씨는 ‘한반도 미술창고 뒤지기’라는 부제가 달린 두 권의 책에서 충청도의 김기창, 이응로, 장욱진 화백 등 지역별로 화가의 생가를 찾아가고 유족과 미술관을 취재해 문헌 속에 박제된 화가의 삶을 현장으로 불러냈다. 화가의 작품 말고 생가를 뭐 하러 보는가. 그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집에 대한 설명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운보의 집에 가면 작품 설명조차 필요가 없어집니다. 운치 있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한옥, 소나무 앞의 너럭바위, 생김새가 제각각인 수석 등을 보면 호탕하고 자신감 넘치는 한국의 정서를 담아낸 그의 작품 세계를 직감적으로 납득하게 되죠.”

그런가 하면 장욱진 화백의 집은 아주 작다. 장 화백은 큰 것을 아주 싫어해 아담한 크기의 화장실을 갖고도 “대통령 화장실이야. 부끄러워” 하고 자주 말했다고 한다. 크기가 너무 작아 호당 가격제를 적용하기 힘든 장 화백의 그림과도 닮았다. 한 씨는 이 책에서 다룬 작가들의 작품을 변주해 만든 자신의 작업을 내년 2월 개인전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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