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족주의 탈피 국제협력 택해야”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코멘트
뉴라이트재단(이사장 안병직) 기관지인 계간 ‘시대정신’이 25일 발간됐다.

‘시대정신’은 19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하던 ‘좌파’ 출신 386세대 가운데 ‘자유주의’로 전향한 김영환(서울대 법대 82학번) 씨 등이 중심이 돼 1998년 말 창간된 잡지. 지난해 말 정간됐다가 뉴라이트사상 이론지로 이번에 재창간됐다.

안병직 이사장은 재창간사에서 “한국은 북한이나 현 집권세력이 추구하는 민족주의 대신 국제협력노선을 택해야 선진화할 수 있다”며 “‘시대정신’은 뉴라이트 사상을 현실에 맞게 구체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잡지는 특집으로 ‘한국 근현대사 새 교과서 이렇게 만들자’는 주제를 내걸고 고교 역사교과서의 편향성을 분석하며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특집 좌담에서 강규형(명지대) 신복룡(건국대) 유영익(연세대) 교수, 전용우 대전 노은중 교감, 최문형 한양대 명예교수 등은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교과서에서 독립운동 민주화운동 통일운동 등 운동사 기술이 차지하는 분량이 절반을 넘어 한국 근현대사는 일반사가 아니라 근현대혁명운동사라고 해야 할 정도”라며 “근현대사 교과서의 지향점은 대한민국의 형성과 발전사로 귀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영익 교수는 “광복 후 남한 역사를 기술할 때 한미 관계만큼 중요한 것이 없지만 일부 교과서는 미군정 3년에 대한 언급조차 없거나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계기로 한미 간 군사 경제협력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서술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 김일성 정권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소련의 역할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소설가 복거일 씨는 ‘양극화론 대해부’를 통해 현 정부가 주장하는 양극화 논리가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된 허구이며 양극화를 외치면 심리적 양극화가 실제로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은 ‘과거사와의 전쟁, 그 예고된 실패’라는 글에서 과거사 재조사 기구들의 인적 구성의 편향성, 당사자 진술에 주로 의존하는 조사방법의 주관성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한 예로 1985년 서울대 ‘깃발’ 사건에 대한 경찰청 과거사위의 조사 결과에 대해 “1980년대 학생운동이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했다는 것은 당시 학생운동에 몸담은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20대에 마르크스주의자가 된 것이 창피한 일도 아니고, 당시에는 그것이 대세였는데 이제 와서 사회주의는 아니었다고 인정받는 것이 과연 명예회복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