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4월 15일 03시 0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계속 현장에 계실 거요?” “그럼요. 공사 때문에 무급 휴가를 냈어요.”
“그러니까, 매일 현장에 나오시겠다고?” “왜, 싫으세요?”
“그럼, 미리 말씀을 하셨어야지. 우린 누가 지켜보고 있으면 일을 잘 못한단 말이오. 보통 집 주인은 일주일에 한 번만 현장에 나타나는데, 돈 주는 날에만!”
어느 날 느닷없이 삼촌에게서 대저택을 상속받게 되는 주인공 타네 씨. 그는 어린 시절부터 그려왔던 호화 저택을 꿈꾸며 대대적인 집수리에 나선다. 어마어마한 수리 비용을 대기 위해 살던 집까지 팔아가며….
그러나 인력시장을 뒤져 어렵사리 찾아낸 일꾼들은 한결같이 사고뭉치에다 막무가내였다. 날강도나 다름없는 2인조 기와공, 되는 대로 일을 벌여놓고 뒷감당을 못해 쩔쩔매는 굴뚝 수리공, 재능은 없고 정력은 넘치는 2인조 미장공, 사람 좋은 실수투성이 보일러공…. 대체 어쩌다 이 ‘노가다’ 세상에 발을 들여놓게 됐을까.
작가는 자신의 체험담이기도 한 이 소설에서 노가다 세계의 요지경을 익살스럽게 그려간다.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인간 군상을 풍자하고, 뜻대로 굴러가지 않는 세상만사를 한탄하며 집에 대해, 사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쓴웃음을 짓는다. 우리의 삶은 예기치 않은 ‘일상의 복병’ 앞에서 그저 한바탕 블랙유머일 뿐인가.
원제 ‘Vous plaisantez, monsieur Tanner’(2006년).
이기우 문화전문기자 keywo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