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11일? 臨政 진짜 생일은

  • 입력 2006년 4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현재 정부가 4월 13일로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4월 11일로 바로잡아야 한다.”

7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만오 홍진(晩悟 洪震·1877∼1946) 선생의 전집과 평전 출판기념회에서 평전 집필자인 단국대 한시준(韓詩俊) 교수는 이런 요지의 문건을 돌렸다. 그러나 정부기구에 몸담고 있는 사학계의 원로 인사가 그를 만류했다. “이미 올해 기념식이 4월 13일에 열린다는 초청장이 각계에 발송된 데다 그 행사를 주관하는 국가보훈처장도 이 자리에 참석했는데 공개적으로 이를 거론하는 건 민망한 일이 아니냐”는 이유였다.

1987년 헌법 전문에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된 이래 정부는 1990년부터 매년 4월 13일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을 열고 있다.

정부는 일제가 만든 ‘조선민족운동연감’에 나와 있는 “4월 13일 임정 수립을 내외에 선포하다”는 기록을 근거로 4월 13일을 임정 수립 기념일로 정했다. 이 연감은 1932년 4월 윤봉길 의사 의거 직후 일제가 상하이 임정 사무실을 급습해 약탈해 간 자료의 목록을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일제 당시 임정 요인들도 4월 11일 임정 수립 기념행사를 열었다는 기록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올해 3·1절을 기념해 펴낸 7권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자료집’ 중 4권에 수록된 1945년 4, 5월 임시의정원회의 속기록에서 “4월 11일이 임시정부 수립 제26주년 기념일”이란 기록을 공개한 바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