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에 걸려 있는 그림 ‘은밀한 저녁식사’(1781년 작·작자 미상)에는 미감을 자극하는 음식을 앞에 두고 애정 게임에 한창인 두 커플의 관능적인 모습이 묘사돼 있다.
하지만 크리스티, 소더비 등 세계적인 경매업체의 앤티크가구 분야 조사원으로 활동하는 저자 이지은 씨의 시선은 두 커플 대신 그림 곳곳에 숨겨 있는 소품들을 세밀히 훑는다. 당시 귀족들의 사생활을 하나하나 복원해 나간다. 접시 위에는 ‘비너스의 젖꼭지’로 불린 욕망을 자극하는 음식이 담겨 있고, 테이블 위에는 봉긋한 가슴을 비추는 조명이 길게 늘어져 있으며, 의자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네오클래식 스타일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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