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佛 귀족사회 들춰보다…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 입력 2006년 4월 8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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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앙리3세 처제의 결혼식 후 파티 모습을 그린 ‘루브르에서의 무도회’(1581년 작). 난방시설이 불충분했던 당시 궁정에서는 난방이 되는 공주의 방에 시종을 포함해 50명 남짓한 남녀가 혼숙했다고 한다. 사진 제공 지안
프랑스 앙리3세 처제의 결혼식 후 파티 모습을 그린 ‘루브르에서의 무도회’(1581년 작). 난방시설이 불충분했던 당시 궁정에서는 난방이 되는 공주의 방에 시종을 포함해 50명 남짓한 남녀가 혼숙했다고 한다. 사진 제공 지안
◇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이지은 지음/382쪽·1만5000원·지안

영국 런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에 걸려 있는 그림 ‘은밀한 저녁식사’(1781년 작·작자 미상)에는 미감을 자극하는 음식을 앞에 두고 애정 게임에 한창인 두 커플의 관능적인 모습이 묘사돼 있다.

하지만 크리스티, 소더비 등 세계적인 경매업체의 앤티크가구 분야 조사원으로 활동하는 저자 이지은 씨의 시선은 두 커플 대신 그림 곳곳에 숨겨 있는 소품들을 세밀히 훑는다. 당시 귀족들의 사생활을 하나하나 복원해 나간다. 접시 위에는 ‘비너스의 젖꼭지’로 불린 욕망을 자극하는 음식이 담겨 있고, 테이블 위에는 봉긋한 가슴을 비추는 조명이 길게 늘어져 있으며, 의자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네오클래식 스타일이다.

16세기 초부터 1789년 프랑스혁명기까지 프랑스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이 책에는 굵직한 정치사 이야기는 별로 없다. 대신 그림 속에 나타난 찻잔 시계 가구 옷장 화장품 향수병 등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인생을 즐기며 살았는지 흥미롭게 다가간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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