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청소 이렇게 하세요”

  • 입력 2006년 4월 6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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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강희경(40·서울 노원구 상계동) 씨는 요즘 슬슬 봄 청소 '압박'을 받고 있다.

"묵은 집안 곳곳의 먼지도 털어 내고, 이불도 털어 햇볕에 바짝 말려야죠."

주부들의 빠지지 않은 연례행사, 봄볕 아래 이불 털어 말리기? 오, 노(No)! 이불을 털어 말리면 집먼지 진드기 오염이 오히려 심해진다.

알레르기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은 집먼지 진드기의 사체가루와 배설물 때문. 이불을 털면 진드기 다리가 떨어지고 배설물 역시 더욱 미세한 가루가 되어 코로 들이마시기 좋은 상태가 된다.

청소전문업체인 리빙클럽 주거환경연구소의 이재성 과장은 "일본의 한 조사결과 이불을 털어낼 때 진드기먼지가 가루가 되면서 배설물 개체 수는 32%, 진드기 충체 수는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반면 이불을 물세탁할 경우에는 충체 수가 53% 가량 줄어든다. 결국 가장 효과적인 집먼지 진드기 제거 방법은 물세탁이란 얘기다.

주부 배은경(42·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의 알레르기 비염 원인검사를 해보니 집먼지 진드기란 결과가 나와 엄마가 청소를 제대로 못해 아이가 그런 병에 걸렸나 하는 미안한 마음에 전문업체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청소전문업체에 청소를 의뢰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비용은 아파트 기준 평당 1만원 내외.

○섬유류는 털기 금물

집먼지 진드기의 특성상 이불뿐 아니라 소파, 봉제인형 등 다른 섬유류도 단순한 털어내기식 청소를 하지 말아야 한다.

천소파의 경우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데 일부 수입품에는 흡입구에 강력한 카펫용 흡입 모터가 달려있어 일반 청소기보다 효과적이다.

스팀청소기로 섬유나 매트리스를 살균할 경우 스팀의 온도가 70~80도정도 밖에 안돼 일부 세균만 죽고 정작 인체에 해로운 세균들은 그대로 남는다.

적어도 130도까지 온도를 올려야 살균효과가 있으나 이렇게 고온의 스팀이 나오는 스팀청소기가 별로 없을 뿐더러 그 온도라 해도 봉제완구나 매트리스처럼 부피가 있는 섬유류는 살균 효과가 떨어진다.

○현관부터 황사 먼지 막기

현관 먼지는 현관 문틈이 주범이다. 현관 문틀을 살펴보면 까맣게 때가 낀 자국이 있는데 그 틈새를 막아주면 먼지가 크게 줄어든다. 특히 봄 황사철에는 현관문 틈새를 막아주는 것이 좋다.

현관 먼지의 또 다른 주범은 운동화. 운동화 바닥은 구두밑창보다 우둘투둘해 흙이 많이 묻는데 습도가 20~25% 수준인 아파트 실내에선 흙이 빨리 바르기 때문에 마른 운동화의 흙먼지가 실내를 오염시킨다.

무심코 신발 앞코를 차면서 운동화를 신는 아이들이 있는 경우 현관이며 거실까지 먼지 오염은 더 심각하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운동화 바닥에 흙이 더욱 많이 묻기 때문에 운동화바닥은 자주 물로 닦아주도록 해야 하며 황사철에도 운동화 바닥을 씻어준다.

○거실은 묵은 먼지제거와 환기

매일 아침저녁 거실 창을 활짝 열어 집안 전체를 환기시킨다. 다만 황사와 꽃가루가 날리는 시간대는 피한다.

요리할 때에도 환기가 필요하다. 가스가 연소되면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이산화황은 두통과 현기증, 기침 신경쇠약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아파트 거실 천정에 우물정(井)자 인테리어를 많이 하는데 천정 안을 한번 들여다보면 톱밥 등 묵은 먼지가 수북하다. 톱밥은 걸레로 처리하기 어려우므로 청소기를 최대한 가까이 대서 빨아들여야 거실에 먼지가 덜 날린다.

거실에 놓이는 가전기기의 뒷부분과 PDP나 LCD TV 화면은 물로 닦지 말고 정전기 방지제가 첨가된 가전용 세제를 사용해야 얼룩도 안지고 청소 후 먼지도 적게 붙는다.

○침실은 틈새 먼지 없애기

매트리스를 들어서 청소하기 어려우므로 청소기의 미세노즐을 이용해 침대와 매트리스 틈새를 꼼꼼히 청소해준다. 이렇게만 해 주어도 매트리스 먼지의 70~80%는 제거된다.

옷장의 경우 방바닥과 옷장 사이 공간은 긴 막대자에 못쓰는 스타킹을 씌워 몇 번 문질러주면 먼지가 많이 제거된다. 하지만 방바닥만 닦아 봤자 장롱 위 먼지가 그대로 있으면 방안 먼지농도가 큰 차이가 없다.

장롱 위 청소를 손쉽게 하려면 말끔히 청소를 한 다음 종이를 깔아 두었다가 봄가을 일년에 두 차례 종이만 바꿔 주면 간단히 해결된다.

○주방의 묵은 때는 세심하게

싱크대 합성수지 볼의 지워지지 않는 때는 미세한 틈새가 생기면서 때가 앉은 것이다. 이런 때는 세제청소가 안되고 표백제로만 제거가 가능하다. 때가 심한 경우 전문업체에 의뢰하는데 이때는 '청소'개념이 아니라 전체를 한 꺼풀 얇게 벗겨내는 것이다.

요즘 핫플레이트는 연마제가 들어간 세제를 사용해 닦으면 유리에 상처가 나 고온 사용 시 파손 우려가 있다. 따라서 부드러운 세제로 닦아줘야 하는데 때를 즉시 닦아주어야지 묵히다보면 유리판에 달라붙어 가정용 세제로는 세척이 불가능해진다.

박경아 사외기자 kapark0508@hotmail.com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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