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음대 가짜 석·박사 120여명 적발

  • 입력 2006년 3월 19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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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설 음악학원의 알선으로 러시아 음악대학에 돈을 주고 가짜 석·박사 학위를 산 대학 교수와 강사, 교향악단 단원 등 120여 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이영렬·李永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음대 총장 Z 씨 등과 짜고 국내 음대 졸업생과 교수, 강사 등 120여 명에게서 모두 25억 원을 받고 가짜 석·박사 학위를 발급해 준 혐의(업무방해 등)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로얄음악원 대표 도연단(51·여)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도 씨를 통해 산 가짜 박사 학위를 이용해 대학 교수로 임용된 서울 J대 음대 조교수 박모(50) 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가짜 박사 학위를 한국학술진흥재단에 등록한 E대 음대 교수 주모(61) 씨 등 16명을 벌금 700만~10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피아니스트 출신인 도 씨는 1998년 음악학원 겸 유학 알선업체인 로얄음악원을 설립, 러시아 음대 석·박사 학위 과정을 개설했다.

도 씨는 4학기 석사 과정의 경우 학기당 400만 원, 4~6학기 박사 과정은 학기당 500만 원을 받는 등 총 25억 원을 받아 러시아 음대 총장 Z 씨와 반씩 나눠 가졌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Z 씨를 지명수배하고 국내에 입국할 때 관계기관에 통보되도록 조치했으며 러시아 법무성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짜 박사들은 외국 박사 학위의 신고 접수 업무를 대행하는 한국학술진흥재단에 가짜 학위를 등록했으며, 일부는 가짜 박사 학위를 제출해 대학에서 조교수와 전임강사로 임용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가짜 박사 학위 취득자 20명에 대해 징계절차를 밟도록 교육인적자원부에 명단을 통보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도 씨의 학원에서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소재 음대의 가짜 석사 학위를 받은 100여 명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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