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과거’가 엮는 퍼즐게임…새 드라마 ‘굿바이 솔로’

  • 입력 2006년 3월 2일 0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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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주인공?

일본 영화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나 유럽 예술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1일 방영을 시작한 KBS2 드라마 ‘굿바이 솔로’(극본 노희경·연출 기민수 황인혁)의 설정이다.

이 드라마는 ‘고백’, ‘바보 같은 사랑’, ‘꽃보다 아름다워’ 등에서 섬세한 내면 묘사와 파격적인 형식미로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온 노희경(40) 작가의 신작. 노 씨는 “사건이 아니라 인물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겠다”며 새로운 실험이란 점을 강조했다.

천정명, 윤소이, 이재룡, 김민희, 배종옥, 이한, 나문희 등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주인공들은 각각의 시점으로 그들의 삶을 풀어 나간다. 재벌가 출신이지만 출생 문제로 가족을 등지고 사는 민호(천정명), 재혼을 반복하는 어머니를 증오하며 사랑을 불신하는 수희(윤소이), 유명 깡패지만 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사는 호철(이재룡), 호철에 대한 사랑은 확고하지만 자기 자신을 불신하는 미리(김민희), 속물 중의 속물로 위장한 영숙(배종옥) 등 모두가 과거의 상처로 허덕이는 사람들이다. 이 드라마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와도 비슷한 점이 있다. 각각 별개인 듯한 삶이 사실은 숨어 있던 관계로 연결돼 있다.

노 씨는 “한 명이라도 빠지면 이야기 전체가 무너지는 구조”라며 “관계와 과거의 미스터리 속에서 7명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대본 작업 자체가 낯설고 집필 시간도 두세 배 더 든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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