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위 순교성인들 하늘서 춤 추실것”

  • 입력 2006년 2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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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톨릭교에 또 한 분의 추기경이 탄생하셨다. 기쁘다 할까 안타깝다 할까. 한국 가톨릭 210여 년 역사에 다시없는 경사이니 기쁜 일이고, 103위 순교 성인을 모신 이 땅의 피의 역사를 돌아볼 때 그동안 너무도 외면당해 온 억울함과 애석함이 안타까운 것이다.

일본은 신자가 한국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교세이건만, 벌써 오래전에 추기경이 둘씩이나 서임돼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추기경 서임도 국력에 달려 있는가 싶어 성난 마음 그지없었다.

그러나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우리도 이제 또 한 분의 추기경님을 모시게 되었으니 450만 가톨릭 신자는 물론 103위 순교 성인들께서도 그간의 설움과 한을 푸시고 하늘나라에서 춤추시리라 생각한다.

정진석 추기경님과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정 추기경님이 강직하고 청빈하신 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왔다. 한국 가톨릭교회를 위해 더없는 축하와 환희의 꽃다발을 바친다.

추기경이란 어떤 위치에 계신 분인가. 정치권력이 물리적 힘의 권좌에 있다면 추기경은 인간의 영적 정신적 힘의 화신이다. 물리적 힘이란 유한한 것, 생존의 문제에 관계되지만 영적 정신적 힘은 생명의 근원에 대해 다스리고 관장하는 위치다. 유한과 무한, 생존과 생명의 차이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이제 바라건대 두 분의 추기경이 이 땅에 영적 정신적 지주가 되고 영도자가 되시어 날로 타락해 가는 이 사회의 윤리를 바로잡아 주시고 하늘의 뜻에 합당한 하늘나라가 이루어지도록 이끌어 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거듭 축하와 기쁨의 꽃다발을 바치며.

홍윤숙 시인 한국가톨릭문인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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