粧刀, 그 서늘한 기품… 박용기씨 광양에 박물관 열어

  • 입력 2006년 1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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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장 박용기 씨가 자신이 제작한 장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광양장도관
장도장 박용기 씨가 자신이 제작한 장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광양장도관
전남 광양시에 장도(粧刀)박물관이 생겼다.

중요무형문화재 60호인 장도장의 맥을 이어온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박용기(74) 씨가 자신이 만든 장도 300점을 모아 ‘광양장도관’을 설립했다. 24일 오후 3시 광양시 광양읍 칠성리 광양장도관에서 개관 기념식이 열린다.

장도는 칼집에 정교한 장식을 넣은 주머니칼. 칼자루와 칼집의 재료에 따라 은장도(銀粧刀), 목장도(木粧刀) 등으로 나뉜다. 칼날을 섭씨 800도의 열에 달궜다가 식히는 열처리를 수없이 반복하는 공정을 거쳐서 제작된다. 재료를 고르는 것부터 꼼꼼함이 필요한 데다 섬세하면서도 끈기 있는 공정기술이 요구된다.

박물관 설립자인 박 씨는 “장도박물관을 세우는 것은 숙원 사업이었다”면서 “후손들에게 널리 알리고 장도 제작을 전승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열네 살 때 당시 유명한 장인 장익성(작고) 씨를 찾아가 장도 만드는 법을 배웠으며 1978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됐다. 아들 종군(43) 씨도 장도 기술을 이어받았다.

전시되는 장도는 박 씨가 195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제작해 온 작품들. 날카로운 정으로 금속 표면에 정교한 무늬를 새긴 ‘금은장매조문갖은을자도’와 뛰어난 목조각 장도로 평가받는 ‘대추나무금은장십장생문사각첨자도’ 등이 선보인다. 061-762-6007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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