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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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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하다. 이 시리즈는 권당 70쪽 안팎, 길어야 80쪽을 조금 넘는다. 교과서 속 지식부터 신문에서 접할 수 있는 최신 이슈까지 다양한 주제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다룬다. ‘청소년 교양 백과’인 셈이다.
1차분으로 ‘과학편’ 10권이 출간됐다. 프랑스 과학자들이 쓴 ‘지식의 작은 사과’ 시리즈를 옮긴 것이다. ‘지식의 작은 사과’는 르몽드, 르피가로 등 프랑스 주요 일간지와 잡지에서 “30분 만에 읽는 과학의 정수”라는 찬사를 받은 시리즈다. 프랑스의 고교졸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의 논술 준비를 위해 만들어진 이 시리즈는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논쟁적인 문제에 대해 근거를 들어 논리적으로 주장을 펼쳐 나가는 방식이 돋보인다.
‘동물이란 무엇인가?’ 편을 보자. 인간이란 과연 어떤 면에서 동물과 다를까? 동물에게도 의식이 있을까? 우리는 동물을 사물처럼 대해야 하나, 인간처럼 대해야 하나? 인간처럼 소중한 존재라면 어떻게 고기를 먹을 수 있는가? 등등의 질문들이 던져지고 짧지만 정제된 답변들이 나온다.
예를 들어 비참한 환경에서의 동물 사육과 잔혹한 도축은 인간을 자연의 주인으로 여기는 인식의 결과물인데, 그 같은 인식은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의 이원론적 철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해 준다. 동물보호법이나 동물보호운동 역시 인간의 제한된 인식을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한다. 놀라운 지능과 감수성을 지닌 문어 같은 무척추동물에게는 동물보호법이 미치지 못한다는 게 한 논거로 제시된다.
‘복제는 정말로 비윤리적인가?’ 편에선 복제 대상인 ‘배아’를 인간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이 던져진다. 저자는 복제가 난치병 치료를 위한 것이라고 해도 치료 도구가 된 배아는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채 타인을 위해 생명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 아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애지중지 보호받는 배아와 부모가 포기한 후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배아가 처음부터 따로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것 등의 주장을 통해 배아 복제가 윤리 문제를 비켜갈 수 없다고 밝힌다.
이 밖에도 ‘기후가 미친 걸까?’ ‘바다는 왜 파랄까?’ ‘우리는 어떻게 볼까?’ 등 시리즈를 구성하는 질문들은 간단해 보이지만 제대로 대답하려면 과학 지식을 단단하게 꿰차야 하는 것들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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