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인사아트센터‘백남준에서 휴보까지’展

  • 입력 2006년 1월 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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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작 ‘오토바이를 탄 모니터 로봇’(1995년). 오토바이는 예술적 영감을 주는 일탈과 미래를 향한 질주의 상징으로 쓰였다고 한다. 사진 제공 가나아트센터
백남준 작 ‘오토바이를 탄 모니터 로봇’(1995년). 오토바이는 예술적 영감을 주는 일탈과 미래를 향한 질주의 상징으로 쓰였다고 한다. 사진 제공 가나아트센터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전시가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부상하는 가운데 아예 로봇만을 코드로 한 다양한 예술작품이 선보여 눈길을 끈다. 로봇은 과학자뿐 아니라 예술가들의 오랜 탐구 대상이었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싶은 인간의 꿈이 투영된 로봇은 고도의 공학적 기술과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인문학적 고민,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된 복합체이기 때문이다.

가나아트갤러리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공동으로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전관에서 개최하는 ‘로봇, 백남준에서 휴보까지’전은 작가와 과학자, 업체 30여 개 팀 등 총인력 100여 명이 참여해 150여 점을 출품한 대규모 로봇 전시회. ‘과학과 예술이 결합해 10년 후에 탄생하는 로봇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주제를 토대로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부터 2004년 KAIST 기술진이 개발한 국내 최초 인간형 로봇인 ‘휴보’까지 훑은 전시회다.

제1전시장 ‘기계를 꿈꾸는 인간’ 편은 손동현, 박원주, 정연찬, 채수만, 임옥상, 백남준, 김영림, 남지, 국민대 의상디자인과, KAIST 등이 참여했다. 동양화로 그린 인조인간 로봇 그림(손동현), 프라이팬 냄비 등 주방기기를 이용해 제작한 230cm짜리 거대 로봇(임옥상), 원시적인 목각 로봇(정연찬) 등이 선보인다.

제2전시장에서는 움직이는 기계에서 출발해 점점 인간을 닮아가는 로봇에 콘셉트를 맞췄다. 청소기 로봇을 이용해 바닥에 설치된 만국기를 지워 나가는 작업(이기일), 클래식 음악에 맞춰 그림을 그리는 로봇(남혜연) 등이 나온다. 제3전시장은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보그(노진아)나 선녀의 부채질을 대신하는 로봇 부채(이장원) 등을 통해 인간과 로봇이 공존 공생하는 미래의 우리 생활상을 상상해 본다는 취지.

전문교사가 로봇과 과학의 원리를 설명하고 직접 창작 로봇을 만들어 주는 창작 로봇 만들기, 로봇 그리기 대회, 로봇 퀴즈 대회 등 어린이들을 위한 부대행사도 있어 겨울방학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전시다. 개인 5000원, 단체 3000원. 2월 12일까지. 02-720-1020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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