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착한 어린이 이도영’ 당선소감

  • 입력 2005년 12월 31일 03시 00분


우리 집은 산자락에 있습니다. 봄이 되면 벚나무가 환하게 꽃등을 켜고, 여름이면 푸르른 칡넝쿨 위로 솔솔 바람이 불어요. 가을이면 노란 유치원 버스가 노란 은행나무 아래서 꼬마들을 태우고, 오늘처럼 눈 내린 아침이면 야생 고양이가 먹이를 찾아 내려오지요.

베란다 밖을 내다보다가 오소리 가족과 눈이 딱 마주친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숨을 쉴 수가 없었지요. 오소리 가족도 그랬나 봐요. 우리는 그렇게 한참을 있었어요.

오소리 가족이 사는 걸 아시는 걸까요? 우리 동네에는 글 쓰는 분이 많이 살아요. 그림 그리는 분들도 살지요. 어린이책을 만드는 분도 살고요. 창밖으로 비스듬히 보이는 집에는 동화 쓰는 분이 산대요.

꿈은 이루라고 있나 봐요. 저도 이제 동화를 쓰게 되었어요. 제 글이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린이 작가 교실 친구들,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태어나신 것 같은 정해왕 선생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이름표를 달아 주신 동아일보에 가슴 깊이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세상에 계시지 않은 어머니와 아버지께도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두 분은 적은 말로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룬 것 같아 기쁩니다.

끝으로, 힘겹게 사춘기를 보내는 나의 아들, 재우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목숨보다 더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강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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