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 딸랑’ 자선냄비…천만원 거액성금에 로또복권까지

  • 입력 2005년 12월 2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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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구세군 자선냄비가 2일 각 거리마다 등장한 가운데 명동거리에서 한 어린이가 어머니와 함께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고 있다. 연합
2005 구세군 자선냄비가 2일 각 거리마다 등장한 가운데 명동거리에서 한 어린이가 어머니와 함께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고 있다. 연합
“딸랑~ 딸랑~ 불우한 이웃을 도웁시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수많은 어려운 이웃이 있습니다. 이분들에게 우리의 따뜻한 사랑을 나눠줍시다.”

2일 오전 11시 전국의 거리마다 일제히 구세군의 ‘사랑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세군은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서 자선냄비 시종식을 가졌다. 전국 76개 지역 230곳에서도 시종식을 갖고 성금 모금에 들어갔다.

이웃에게 사랑을…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구세군의 올해 목표액은 지난해 보다 2억원 많은 27억원.

자선냄비를 통해 모아진 성금은 저소득층 구호사업과 심장병 의료지원, 노숙자와 실직자 재활지원, 에이즈(AIDS) 환자 돕기 등에 쓰인다.

시민들의 성금 기탁 유형도 해마다 관심을 끈다.

천만 원 단위의 거액의 성금을 자선냄비에 몰래 넣고 달아나는가 하면, IMF 외환위기 때는 ‘달러가 귀하다’며 100달러짜리 지폐를 기부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또 자선냄비에 성금을 낸 뒤 구세군 사관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따뜻한 음료수를 내미는 시민들도 많다.

지난해에는 자선냄비에서 ‘로또’복권이 나와 사관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기도 했다.

올해는 거리의 자선냄비 외에도 시내 주요 은행과 상점에서 깜찍한 ‘미니자선냄비’도 볼 수 있다.

구세군 관계자는 “매년 겨울마다 많은 시민들이 천 원짜리 ‘붕어빵’ 값을 아껴 이웃을 돕고 있다”며 “올해도 거리의 자선냄비를 지나치지 마시고 소액이나마 기부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시종식에는 대통령 영부인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이명박 서울시장, 전광표 구세군 사령관, 박쌍용 롯데복지재단 이사 등 각계 주요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2일 오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2005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에 참석, 어린이들과 함께 타종시범을 하고있다. 연합

권양숙 여사는 인사말을 통해 성금 기탁을 독려했고 직접 아이들과 자선냄비 시종을 했다.

권 여사는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실천보다 더 큰 힘은 없다”며 “그런 점에서 여러분이 펼치는 사랑과 봉사는 우리 사회를 더욱 밝고 따뜻하게 만드는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성금모금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자선냄비는 1891년 성탄절을 앞두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조셉 맥피라는 구세군 사관이 난민들을 돕기 위해 시작했다. 그는 오클랜드 부둣가에 큰 쇠솥을 걸어 놓고 그 위에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오늘날 전 세계 107개국에서 구세군 냄비의 종소리가 울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1928년 12월15일 당시 한국 구세군사령관으로 재직 중이던 스웨덴 선교사 죠셉 바아(박준섭) 사관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명동거리에서 처음 실시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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