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렬아 고맙다＂ ＂선배님 존경합니다＂…가수 김도향 25년만에 새앨범

김도향(오른쪽)과 김창렬. 원대연 기자

“저 신인가수 김도향이에요. 60년 인생을 돌고 돌아 제자리로 다시 왔죠. 한 살을 맞아 내놓은 음반…. 후배들의 환갑 선물 덕분에 저 완전 회춘했답니다.”

가수 김도향(60)이 새 앨범 ‘브레스’를 다음 달 1일 발표한다. 1980년 ‘바보처럼 살았군요’ 이후 가요 음반으로는 25년 만에 처음 내는 것이다. 이에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룹 ‘DJ DOC’의 멤버 김창렬(30)이 음반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다는 사실이다. CM송 3500여 곡을 만든 CM송의 대부에서 명상음악가, 태교음악가로 변신해 온 김도향과 ‘힙합 악동’인 김창렬의 조우를 보고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24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대선배 앞에서 김창렬은 무릎에 손을 가지런히 얹고 연방 고개를 조아렸다.

“전 사실 ‘DJ DOC’가 뭔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후배 가수들 음악을 공부하는 셈 치고 한번 음반을 들어봤는데 아휴, 우리 음악할 때랑 너무 달라진 거 있죠. 얘네는 완전 프로예요. 함께 작업할 때도 어찌나 눈에서 빛이 나던지….”(김도향)

“우리가 지난해 발표한 앨범에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리메이크하려고 선생님에게 용기 내서 말을 꺼냈는데 멀게만 느껴졌던 도사 같은 평소 이미지와 달리 너무 잘 대해 주셨어요. 내친김에 새 앨범 프로듀싱까지 맡겨 주셨는데 제 평생 이렇게 떨어본 적은 없었죠.”(김창렬)

김창렬의 지휘 아래 제작된 이번 음반은 리메이크 2곡을 포함해 수록된 12곡 모두 김도향의 후배 가수들의 손끝에서 나왔다. SBS 드라마 ‘불량주부’에 삽입됐던 ‘시간’은 윤종신이 작사, 작곡했고 ‘아이 빌리브’는 여가수 거미가 함께 부르고 가수 하림이 하모니카 연주를 맡았다. 또 김도향의 히트곡 ‘바보처럼 살았군요’에는 ‘DJ DOC’가 랩을 입혔다.

김도향은 “이번 음반을 계기로 매스컴에서 사라진 실력 있는 선배 가수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