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크엔드]佛미슐랭가이드 美레스토랑 평가에 시끌

입력 2005-11-18 03:00수정 2009-10-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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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가이드’ 뉴욕판에서 별 세 개의 최고 평점을 받은 ‘알랭 뒤카스’의 셰프 알랭 뒤카스 씨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달에 미국에서 발간된 프랑스 미슐랭의 뉴욕판 가이드가 뉴요커들의 화제가 되고 있다.

미슐랭은 자동차 비행기 등에 사용되는 타이어를 만드는 기업으로 유명하지만, 세계 70여 개국을 소개하는 200만여 개의 여행 가이드 서적과 지도를 출판하는 회사로도 명성이 높다. 특히 미슐랭 가이드의 레스토랑 서베이는 100년이 넘은 역사와 더불어 익명의 평론가들이 레스토랑들을 직접 찾아가 채점하는 까다로운 심사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 초 미슐랭 가이드의 뉴욕판이 발간된다는 발표 직후부터 뉴욕의 레스토랑 업계와 식도락을 즐기는 뉴요커들은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기 시작했다.

미슐랭 가이드가 최고 레스토랑에 주는 점수는 별 세 개. 미슐랭 가이드는 뉴욕의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 ‘장 조르주(Jean-Georges)’ ‘르 베르나댕(Le Bernardin)’ ‘페르 세(Per Se)’ 등 네 군데 레스토랑에 최고 점수를 주었다.

알랭 뒤카스와 함께 최고 평점을 받은 레스토랑 ‘페르 세’. 사진 제공 AP 연합뉴스·페르 세

이 결과를 두고 뉴욕의 호사가들은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논란의 초점은 뉴욕 타임스와 뉴욕의 간판 가이드 북인 ‘자갓 레스토랑 서베이’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마사(Masa)와 다니엘(Daniel) 등 두 레스토랑이 미슐랭 가이드에서는 별 두 개에 그친 것.

뉴요커 중에서는 미슐랭이 미국인들의 높은 콧대를 꺾기 위해 두 레스토랑에 대한 평점을 의도적으로 낮게 매긴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니엘’의 셰프 다니엘 뵐루 씨는 이에 대해 “대중들은 내 음식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기 위해 굳이 미슐랭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나는 어떤 것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미슐랭의 평점을 둘러싼 논란에 관심이 없는 듯한 속내를 드러냈다.

‘GQ 매거진’의 음식평론가 알랭 리치먼드는 미슐랭이 최고 점수를 준 네 곳의 레스토랑은 모두 미슐랭이 선호하는 모던 프렌치 쿠킹을 선보이는 엘리트 스타일의 최고가 식당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미슐랭이 프랑스 회사라는 점과 프랑스 음식에 대한 선호도를 감안하면 최고 점수를 받을 만한 레스토랑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슐랭의 평가가 호의적이었다는 반응도 있다. 실제 프랑스 전역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레스토랑은 미슐랭 역사상 50개에 불과하다.

영국 런던에도 별 세 개를 받은 레스토랑이 3곳밖에 없을 정도다. 이에 따라 식도락의 권위자를 자처하는 프랑스인들의 미슐랭이 상대적으로 역사가 길지 않은 뉴욕 레스토랑들에 별 세 개를 준 것 자체가 의외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일부에서는 북미 출판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미슐랭 출판사가 요리에 대한 자존심을 과시할 것인지 아니면 상업적 성공을 위해 미국인들에게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할 것인지를 두고 후자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푸드 크리틱과 레스토랑 업계의 분석을 떠나 막상 매일 퇴근 뒤 외식에 나서는 뉴요커들은 어떤 반응일까.

대부분의 뉴요커는 미슐랭 가이드를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 뉴요커들은 외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자갓 레스토랑 서베이’가 더 알차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미슐랭 가이드는 세계 각국의 음식을 다양한 가격대와 분위기로 제공하는 뉴욕의 외식업계를 프랑스 식도락의 잣대로만 재단하는 데 그치고 있어 뉴욕의 다양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프리 소프(42·무역업) 씨는 “미슐랭 가이드는 유럽의 정치인이나 부자들이 뉴욕에 와서 프랑스에서 먹던 식으로 먹고 싶을 때 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뉴욕을 알고, 뉴욕이 왜 뉴욕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최영은 통신원 blurch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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