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TV영화/22일]‘그때 그 사람들’ 외

  • 입력 2005년 10월 22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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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사람들'
'그때 그 사람들'
◆그때 그 사람들

감독 임상수. 아무리 1년에 영화 한편 안 보는 관객이라 할지라도 ‘그때 그 사람들’이라는 제목을 모를까? ‘그때 그 사람들’은 어떤 점에서 영화 자체보다 영화를 둘러싼 여러 가지 정황 때문에 전 국민의 관심권에 들어버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소재가 전직 대통령이었고, 아직도 그 사건에 대해 어떤 태도를 표명한다는 것 자체가 곧 정치적 발언이 되는 민감한 상처였다. 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임 감독이 선택한 지점은 바로 냉소와 풍자다. 임 감독은 마치 캐리커처를 하듯 실존 인물의 특징을 과감하게 잡아낸다.

여기서 역사라는 대상이 지닌 현실감의 무게는 완전히 휘발되고 만다. 실존의 인물, 게다가 실제의 분위기와 카리스마를 잔뜩 가지고 있던 그들은 전적으로 새로운 성격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로 창조된다. 우리가 귀동냥으로 들었던 인물과 때로는 너무도 유사하게, 때로는 너무도 다르게 흘러가는 인물의 지형도에서 우선 이 영화는 소기의 목적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다.

물론 풍자나 냉소의 시각에 대한 판단은 관객에게 맡겨질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들에게 그 냉소는 역사에 대한 버릇없는 몰지각으로 비칠 것이고, 또 다른 어떤 사람들에게 그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통쾌한 조롱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검열이니 뭐니, 복잡한 사회적 이슈를 제기했던 영화에 대한 반응이 이제 극장의 관객을 넘어 TV 앞의 시청자에게까지 갈 차례가 됐다. 왜 이토록 우리의 현대사는 극적일 수밖에 없을까, 흥미로운 질문과 대답이 오갈 듯싶다. ★★★

◆나비효과

살다 보면 시계태엽을 거꾸로 돌려서라도 돌이키고 싶은 일들과 마주치게 된다. ‘나비효과’는 잘못된 현재를 치유하기 위해 끊임없이 과거의 한 지점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지독한 것은 과거 한 지점을 고치고 나면 다른 무엇이 꼭 고장 나고 만다는 사실. 그렇다면 손댈수록 나빠지기만 하는 현재와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애시턴 커처의 열연도 지켜볼 만하다. ★★★

강유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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