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부실 KBS에 국고보조금 첫 지원

  • 입력 2005년 9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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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부실 경영으로 638억 원의 적자를 낸 한국방송공사(KBS)에 152억 원의 보조금을 배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기획예산처는 최근 KBS의 2006년 예산에 국고 보조금 91억여 원과 방송발전기금 60억여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KBS에 국고 보조금이 배정되기는 창립 이래 처음이다.

21일 방송위원회와 예산처, KBS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정병국(鄭柄國), 심재철(沈在哲) 의원에게 각각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예산처는 KBS의 사회교육방송과 국제방송 송출비 및 노후시설 교체비로 91억4700만 원을 국고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예산처는 또 KBS의 사회교육방송 프로그램 제작비로 방송발전기금에서 60억56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KBS는 올해 5월 ‘25년간 수신료 동결 및 광고 수입 축소’ 등의 이유를 들어 모두 527억 원의 국고 보조금 지원을 신청했다.

KBS는 그동안 “영국 BBC와 일본 NHK도 국고 지원을 받는데 국가정책방송인 KBS도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며 수차례 국고 보조금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구조조정 부족과 방만한 경영을 이유로 국고 지원을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BC는 3780명을 감원하기로 했고 NHK도 1500명을 구조조정하기로 한 것에 비춰 볼 때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낸 KBS가 구조조정 등 자구 노력도 없이 국고 보조금을 받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 의원은 “경영 실패에 따른 638억 원의 적자에 대한 책임은 없고 오히려 국민의 세금으로 적자를 충당하는 것은 몰염치한 행위”라며 “내년부터 국고를 지원받으면 앞으로 지속적인 지원 근거로 이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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