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아이스링크에 숨은 ‘빙판무대의 과학’

  • 입력 2005년 8월 1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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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시원한 ‘빙판 공연’. 올해도 역시 러시아 볼쇼이 아이스쇼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 그리고 빙상에서 펼쳐지는 디즈니 뮤지컬쇼인 ‘디즈니 온 아이스’ 내한공연이 거의 같은 시기에 막을 올려 치열한 3파전을 벌인다. 문제는 공연장.

볼쇼이 아이스쇼는 목동아이스링크를 확보했지만 나머지 두 공연은 각각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가로 15m, 세로 15m)과 올림픽 펜싱경기장(가로 40m, 세로 23m)을 꽁꽁 얼려서 빙판 무대로 만들어야 한다. 이에 따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는 공연 하루 전날, 펜싱경기장은 3일 전부터 ‘얼리기’에 들어간다. 빙판 무대를 만드는 데 드는 물의 양은 7∼10t에 이른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 내한 공연의 경우 14cm 깊이의 물침대 형태의 커다란 나무틀을 러시아에서 가져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 위에 설치한 뒤 그 위에 물이 새지 않도록 플라스틱 커버, 스티로폼, 냉각파이프, 플라스틱 커버를 차례로 깐다. 여기에 물을 뿌린 뒤 냉각기를 통해 급속 냉각시켜 빙판을 만든다. 물은 수돗물을 소화전 호스를 이용해 사람이 직접 뿌린다. 냉각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수산시장에서 3t 분량의 얼음을 사다가 군데군데 넣기도 한다.

펜싱경기장의 경우 마룻바닥이 젖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일단 바닥에 고무를 깐 뒤 다시 종이, 비닐, 합판, 비닐, 스티로폼, 비닐 순으로 덮는다. 그 위에 냉매제를 넣은 튜브를 깐다. 튜브 위에 물을 얇게 뿌려 얼린 뒤 표면을 갈아 매끈하게 만들고, 그 위에 다시 물을 뿌려 얼린 뒤 표면을 가는 과정을 반복한다. 빙판 완성까지 2, 3일 소요.

얼음판 두께는 두 극장 모두 5∼10cm, 빙판 표면온도는 영하 9∼15도. 객석 온도는 20도다. 세종문화회관의 경우 무대와 객석이 떨어져 있는 만큼 얇은 겉옷만 준비해 가도 좋지만 목동아이스링크는 무대에 가까우면 객석의 기온도 영하에 가까우므로 든든하게 덮을 것과 양말을 가져가는 것이 현명하다.

공연이 끝난 후 빙판무대는 어떻게 처리할까? 빙판은 만드는 것보다 없애기가 더 힘들다. 빙판에 열을 가해 한꺼번에 녹일 경우 10t도 넘는 방대한 물이 무대와 경기장을 손상시킨다. 이 때문에 전 스태프가 매달려 망치로 일일이 빙판을 두들겨 깨서 얼음 조각으로 만든 뒤 굴착기로 트럭에 실어 하천 등에 버린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디즈니 온 아이스

―19∼28일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만 2세 이상), 3만∼15만 원.

―‘정글’을 배경으로 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타잔’ ‘정글북’에 등장하는 인기 주제가에 맞춰 라이온 킹의 ‘심바’ 등 디즈니 캐릭터로 분장한 스케이트 선수들이 등장. 원숭이, 고릴라, 곰, 코끼리 등 정글 동물을 표현한 디즈니 특유의 분장과 무대 세트가 볼거리. 토요일 오전 11시에는 영어로만 공연. 02-2113-6869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아이스발레단

―대전 19∼20일, 서울 23∼25일(‘호두까기 인형’), 26∼28일(‘잠자는 숲 속의 미녀’)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만 5세 이상 입장 가), 3만∼7만 원(만 5세∼초등학생까지 50% 할인).

―초등 저학년 이하는 ‘호두까기 인형’을, 저학년 이상은 ‘잠자는 숲 속의 미녀’가 적합. 여러 작품의 하이라이트 모음 형식이 아닌 정통 발레 레퍼토리 하나를 완전히 공연. 러시아 발레의 우아함과 예술성을 맛볼 수 있는 공연.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14회 전회 매진. 02-548-4480

◇볼쇼이 아이스쇼

―24일∼9월 19일 목동아이스링크(만 3세 이상), 3만∼7만 원.

―국내 최다 내한 아이스쇼 팀. 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등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참가. 발레부터 뮤지컬까지 다양한 작품의 하이라이트 공연. ‘신데렐라’ ‘눈의 여왕’ 은 주중에만, ‘볼레로’ ‘메리포핀스’ ‘백조의 호수’는 주말에만 볼 수 있음. ‘아이다’ ‘캣츠’ 등은 주중, 주말 공통 레퍼토리. 02-368-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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