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문인 98명 오늘 北으로…23일 백두산서 통일염원 詩낭송

  • 입력 2005년 7월 2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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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후 첫 남북한 민족작가대회가 20일 평양에서 개막돼 25일까지 백두산, 묘향산 등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열린다.

남측 문인 98명은 20일 오전 10시 인천공항에서 북한의 고려항공 비행기를 타고 서해를 경유해 평양에 간다. 작가들은 당초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려 했으나 조종사 파업과 휴가철 특수 때문에 고려항공을 이용하게 된 것.

작가대회 본대회는 이날 오후 7시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다. 고은 민족문학작가회의 통일위원회 위원장과 김병훈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개막 인사를 통해 1948년 12월 이후 57년 만에 만난 남북 문인들의 현재를 확인할 예정이다.

남측 작가들은 이어 21일 평양에서 김일성 북한 주석의 생가인 ‘만경대 고향집’과 주체사상탑, 김 주석과 김구 선생이 1948년 만난 쑥섬을 방문한다. 또한 이광수 안재홍 등 납북 인사들의 묘소를 찾아갈 예정이다.

작가들은 22일 백두산으로 향한다. 비행기 편으로 백두산 인근 삼지연 비행장에 도착해 백두산 숙소에서 밤을 보낸 뒤 23일 오전 4시 천지에서 통일 염원 시들을 낭송할 예정. 백두산 행사의 주제는 ‘통일 문학의 새벽을 연다’. 남북 작가 공동선언문도 발표할 예정이다. 남측 주관자인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앞으로 매년 남북한 민족작가대회를 연다’는 내용을 선언문에 넣기 위해 막바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작가들은 23일 저녁 묘향산에서 ‘묘향산 민족문학의 밤’ 행사를 갖고, 24일 평양에서 폐막 행사를 갖는다. 남측 참가자들은 25일 고려항공 편으로 돌아온다.

남측에서는 백낙청 신경림 황석영 김원일 김종해 김훈 황지우 성석제 신경숙 공지영 씨 등 문인이 참여하며, 영화사 싸이더스 F&H의 차승재 사장이 특별 초대됐다. 북측에서는 홍석중 남대현 이호근 장혜명 등 100여 명이 참가한다. 러시아의 교포 소설가 아나톨리 김과 재미 교포 희곡 작가 이언호 씨도 참가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한반도 분단의 평화적인 극복이 동아시아에 밝은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이번 남북한 민족작가대회에 각별히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내오는 등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지의 작가들이 이번 대회에 축전을 보내왔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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