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지상파3사 “방송시간 연장을” 케이블 “독과적 심화”

  • 입력 2005년 6월 15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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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5시간으로 제한된 지상파 TV 방송시간의 연장을 놓고 지상파 TV와 케이블 TV업계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현재 15시간으로 제한된 지상파 TV 방송시간의 연장을 놓고 지상파 TV와 케이블 TV업계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상파 TV 방송시간 연장에 대한 논란이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한국방송협회(회장 정연주 KBS 사장)가 지난달 25일 방송시간 연장 건의문을 방송위원회에 전달했으며 방송위도 다음 달 관련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전파법상 지상파 TV 방송시간은 오전 6시∼낮 12시, 오후 4시∼오전 1시 등 15시간으로 규정돼 있다.

방송협회는 방송위에 보낸 건의문에서 “지상파 TV를 제외한 케이블·위성 TV와 뉴미디어는 24시간 방송을 하고 있다”며 “방송의 편성 자유와 독립성에 비춰볼 때 방송시간 제한은 비합리적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방송협회 기획조사팀 윤성옥 차장은 “24시간 방송하는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지상파 TV를 재전송하게 될 경우, 현행 체제라면 방송이 안 나가는 시간이 생긴다”며 “방송시간을 늘려 DMB용 콘텐츠를 제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위도 그동안 방송시간 연장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를 해 왔다. 방송위의 한 관계자는 “방송시간 제한은 불필요한 규제인 측면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해당사자가 많아 조율하기 어렵다”며 “만약 시간 연장을 한다 해도 24시간 허용하지 않고 일단 16∼18시간 내에서 풀어주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방송시간 연장이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 수입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매체 간 균형발전에 역행하고 주요 시청시간대에 오락 프로그램의 편성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협회 정하웅 사업지원국장은 “세계적으로 방송시간 규제를 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하지만 지상파 방송 독과점 구조가 가장 강력한 곳도 우리나라”라며 “지상파 방송이 케이블 TV 채널에서 시청률 10위 이내에 모두 들어있고 DMB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그 영향력은 아직 막강하다”고 주장했다.

조은기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상파 TV 방송시간이 연장되면 광고와 콘텐츠 독점 현상이 더해지고 재방송이 많아질 우려가 있다”며 “지상파 TV의 독점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된 뒤 논의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방송위가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지상파 3사의 연장방송 건수는 평균 423건(일평균 3.4건)으로 모두 422시간(일평균 3시간 15분)으로 사실상 18시간 이상 방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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