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이덕화 등 ‘제 5공화국’ 제작진 5·18묘지 참배

  • 입력 2005년 6월 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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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 이덕화(오른쪽)가 2일 광주 국립 5·18묘지를 참배 한 뒤 5·18 당시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광주=연합
MBC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 이덕화(오른쪽)가 2일 광주 국립 5·18묘지를 참배 한 뒤 5·18 당시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광주=연합
“여기 온 사람이 제가 아닌 ‘그분’(전두환 전 대통령) 본인이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MBC 드라마 ‘제5공화국’(토 일요일 오후 9시 40분)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 이덕화를 비롯한 이 드라마 제작·출연진이 2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묘지를 방문해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진중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덕화는 ‘전두환 미화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시종 엄숙한 표정으로 참배했다. 그는 5·18 당시 최초 희생자인 김경철(1980년 5월 19일 사망) 씨의 묘를 참배한 뒤 “요즘 젊은이들은 당시 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운을 떼면서 “드라마의 재미있는 부분만 보고 (전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최근 인터넷에서 일고 있는 전 전 대통령 옹호론을 비판했다.

참배 후 이들은 광주 서구 상무동 ‘5·18기념문화관’으로 자리를 옮겨 5·18을 체험한 양강섭(52)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 총무부장, 박남선(52) 시민군 상황실장, 임종수(46) 씨 등 광주 시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양 씨는 “광주 시민은 25년이 지난 지금도 5·18의 기억과 싸우고 있지만 후세들에게는 잊혀지고 있다”며 “‘제5공화국’은 5·18민주화운동과 그 의미를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유익하다”고 말했다.

광주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의 핵심 인물로 현재 광주시청에 근무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임 씨는 “드라마를 보면서 불쾌함을 느꼈다”며 “만약 이완용 드라마를 만들 경우 이완용을 매국노로 다뤄야지 연기나 연출에 의해 미화한다면 드라마의 역기능이 될 수 있으므로 본질이 왜곡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작을 맡은 임태우 PD는 “악역이 주인공이다 보니 미화 논란이 있지만 ‘제5공화국’은 본질적으로 신군부의 자기 정당화 논리를 깨는 드라마”라며 “광주 항쟁을 왜곡해 정치적으로 이용한 신군부의 실체를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제5공화국’은 11일부터 4회에 걸쳐 ‘5·18민주화운동’을 다룰 예정이다.

광주=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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