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해석학 代父 폴 리쾨르 별세

  • 입력 2005년 5월 23일 0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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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해석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철학자 폴 리쾨르(사진)가 20일 별세했다고 르몽드 등이 21일 보도했다. 향년 92세.

1913년 프랑스 남부 발랑스의 전통 깊은 개신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가브리엘 마르셀의 종교적 실존주의의 영향을 받아 철학을 시작해 현상학 해석학 언어철학 등을 섭렵하며 방대한 철학적 사유를 펼쳐 보였다. 르몽드는 긴 지적 편력을 통해 근대성의 위기를 증언했던 그의 철학을 ‘온갖 대화의 철학(philosophe de tous les dialogues)’이라고 불렀다.

1957년 소르본대에서 교편을 잡기 시작해 68년 학생운동 당시 낭테르대 학장으로 있으면서 학생들의 요구에 맞서다 육체적 공격까지 당했다. 이에 실망한 그는 1970년 벨기에 루뱅대로 옮겼다가 73년 낭테르대로 복귀해 정년(1981년)까지 강의했다. 1960, 70년대 진보적 분위기의 프랑스 지성계에서 주목받지 못하다가 80년대 이후 해석학 연구를 중심으로 높은 평가를 얻어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2002년 별세한 한스게오르크 가다머와 함께 독일과 프랑스의 해석학 전통을 대표했다.

저서로는 대표작 ‘시간과 이야기’(1983∼1985)를 비롯해 ‘해석에 대하여, 프로이트론’(1965), ‘해석의 갈등, 해석학론’(1970) 등이 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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