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빈틈없는 일본사찰 그 치밀함에 놀라다

  • 입력 2005년 4월 29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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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박5일 일정으로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사업팀 일원으로 일본 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는 지난해부터 계획되었다. 우리나라와 종교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은 일본 불교의 체험을 통해 한국불교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는 템플스테이 사업에 대한 국제적 안목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참가자는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 주지 및 운영자 등 36명이었다. 첫날 일본 정토종 총본산인 고야산 금강봉사를 방문했다. 고야산 내에만 50여 개의 숙방(사찰 부설 숙박시설)이 밀집돼 있어 특히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사찰이다. 하지만 고야산 숙방들은 단순한 숙식만 제공할 뿐 특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는 않았다. 둘째 날엔 천태종 본산인 히에산 연력사에서 본격적인 수련 체험을 했다. 수련 운영을 맡은 스님들은 일본 종파 불교의 산실이라는 자긍심으로 충만해 마치 훈련소의 조교와 같은 엄격함으로 대하긴 했으나 은근한 융통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셋째 날에는 조동종 본산인 영평사를 찾았다. 영평사는 조계종과 같은 선종이며 우리의 해인사와 같이 수백 명의 스님들이 함께 수행하는 대중처소로 대처(帶妻) 불교라는 선입견에 매어 있던 연수단에게 상당한 놀라움을 주었다. 이곳 스님들은 손님 접대에 부드러우면서도 절도가 있었고, 원칙을 지키면서도 손님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유연성이 있었다. 국가와 민족을 넘어 ‘불교’라는 공감과 동질감을 맛볼 수 있었다.

일본 사찰들은 음식과 숙소시설의 유지와 관리, 손님을 위한 준비에 빈틈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많이 배워야 할 점이었다. 또 사찰마다 사찰 이름이 새겨져 있는 집기류와 접대용 과자 및 선물용 기념품 등은 우리 사찰도 배워야할 것이었다. 일본 스님들은 한국 스님들의 자유로움과 당당함에 멋을 느꼈다고 했다. 반면, 우리는 전통을 보존해가면서도 현대에 맞게 변용해가는 유연함과 치밀함을 배웠다.

주경 스님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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