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죽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

  • 입력 2005년 4월 22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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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히노하라 시게아키 지음·김옥라 옮김/237쪽·9800원·궁리

“이 책에 나오는 환자들은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남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그들이 좀 더 편하게 죽음의 강을 건널 수 있도록 도와 주고자 한 뱃사공이었다. 그들을 강 건너편 언덕으로 보내 주면서 나는 삶은 무엇이며 죽음은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었다.”

45년간 내과 의사로 살아 온 노의사가 자신의 치료를 받으며 세상을 떠난 환자들의 인상 깊은 모습을 기록했다. 그가 처음으로 ‘강을 건너도록 도와 준’ 환자는 16세의 여공이었다. ‘더는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라는 소녀에게 ‘안심하고 성불해라’라는 말을 못하고 ‘죽는다는 말은 하지 마라’고 말해 준 것이 몹시 마음에 걸렸다고 그는 털어놓는다.

“다른 가족 대신 제가 아파서 다행입니다”라고 말했던 해외 주재 대사 부인, “은혜를 아는 것은 어렵고, 은혜를 갚는 것은 더 어렵더라”고 말한 기업가, “두 달 동안 ‘나’라는 환자를 지켜봤지만 부검을 볼 수 없는 것이 유감”이라고 말한 선배 의사…. 저자는 “이런 스승들과 죽음을 앞에 두고 진실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은 의사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은총이었다”고 고백한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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