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스프링 스키’의 천국 캐나다 로키

  • 입력 2005년 4월 21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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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완연한 캐나다 로키산맥의 대자연. 그러나 산정의 스키장은 지금도 내리는 눈 덕분에 한겨울을 방불케 한다. 사진은 봄 스키 시즌을 맞은 레이크루이스 스키장의 풍경. 조성하 기자
봄빛 완연한 캐나다 로키산맥의 대자연. 그러나 산정의 스키장은 지금도 내리는 눈 덕분에 한겨울을 방불케 한다. 사진은 봄 스키 시즌을 맞은 레이크루이스 스키장의 풍경. 조성하 기자
밴쿠버 공항을 이륙한 지 20분쯤. 해발 2000∼3000m급 고봉 두 줄기가 북에서 남으로 나란히 어깨를 겨루며 힘차게 내리닫이 행진하는 캐나다 로키산맥이 보였다. 북미도 계절은 이미 봄. 그러나 로키는 아직 한겨울인 듯했다. 산줄기 상단을 하얗게 뒤덮은 눈 때문이다. 그중에는 수천 년째 녹지 않은 빙하도 있을 터이다.

캘거리 공항의 짐 찾는 곳. 스키와 스노보드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로키 산중의 밴프로 ‘스프링 스키’(4, 5월에 즐기는 봄 스키)를 떠나는 여행객의 것이다. 아직 한겨울인 로키산정과 달리 산맥 외곽의 도시 캘거리는 한낮 기온이 10도까지 오르는 봄날이다. 동계올림픽 개최지이지만 스키장은 시 외곽에 하나뿐. 멋진 스키장을 찾으려면 로키산중의 밴프로 가야 한다.

○ 햇살 눈부신 광활한 설원 여유있는 활강

로키의 4, 5월은 ‘스프링 스키’시즌. 봄 스키는 갈수록 인기가 치솟는다. 부활절 휴가(대개 4월 초)를 고비로 격감하는 스키어를 붙들기 위한 마케팅 덕분이지만 겨울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인 매력이 있다.

잦은 눈과 강추위, 짧은 일조 시간의 겨울. 그에 비해 봄 스키는 특별하다. 따뜻하고 쾌청한 날씨와 비수기의 저렴한 비용(숙박료 항공료 등)이 매력이다. 눈도 틈틈이 내려 설질(雪質) 또한 한겨울 못지않다.

캘거리에서 밴프(해발 1384m)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40분 거리(130km). 해발 2000∼3000m급 암봉에 둘러싸인 로키산맥 계곡을 따라 밴프 국립공원 중심으로 가야 한다. 침엽수림으로 둘러싸인 해발 1383m의 타운은 규모는 작아도 한 해 수백만 명이 찾는 캐나다 로키 관광의 중심지. 메릴린 먼로가 주연한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1954년)의 촬영무대인 보우 강을 끼고 있다. 마을 어디서나 보이는 멋진 런들봉과 캐스케이드봉, 아름다운 호수는 밴프의 얼굴이다.

밴프에는 레이크루이스, 선샤인 빌리지, 노르케이 등의 인근 스키장을 찾아 스키어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온다. 노르케이는 15분, 선샤인빌리지는 20분, 레이크루이스는 45분 거리. 세 곳은 통합 리프트 권으로 다닐 수 있고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밴프에는 온천도 있어 산중턱 야외 풀에서 온천욕으로 ‘애프터 스키’를 즐긴다.

짐을 푼 곳은 노르케이 스키장 입구 숲가 언덕의 더 주니퍼 호텔(1950년대 개장). 최근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부티크 호텔(소규모 고급숙소)로 다시 태어난 이곳은 1953년 메릴린 먼로가 묵기도 했던 곳이다. 로키 산경과 울창한 침엽수림에 고성처럼 서 있는 밴프핫스프링 호텔이 멀리 조망되는 전망 좋은 곳에 있다.

캐나다 로키 산맥의 관광타운 밴프의 명소인 어퍼핫스프링온천. 스프링스키의 ‘별미’다.

○ 밴프국립공원 3大 스키장 4∼5월 매력 절정

선샤인빌리지 스키장을 찾았다. ‘북미대륙의 분수령’인 로키산맥의 주능선(콘티넨털 디바이드)에서 다운힐 할 수 있는 특별한 스키장이다. 장대한 로키 암봉에 둘러싸인 광대한 설원이 햇볕 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광경은 그 이름 그대로다. 암봉의 연속인 로키의 멋진 산경을 두루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세 개의 산악에 있는 다양한 슬로프는 가족스키어에게 그만이다. 최근 개발된 고츠아이 지역은 상급자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곳이다.

노르케이 스키장은 선샤인빌리지에 비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작다. 그러나 슬로프만은 인상적이다. 일정한 경사(한국의 상급자용)에 인공설이기는 해도 설질이 기막힌 숲속 슬로프는 중상급자의 카빙 크루즈용으로 만점이다. 밴프 시내를 배회하다가 들르기에 좋을 만큼 가깝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레이크루이스. 캐나다로키, 아니 세계적인 비경을 간직한 레이크루이스(해발 1505m 호수)근처로 네 개의 산을 아우르는 113개의 트레일(이름 붙여진 것만)은 섭렵하는 데 며칠씩 걸린다. 그러나 더 감탄시키는 것은 눈앞에 펼쳐진 로키산맥 풍경이다. 그 아래로 레이크루이스 호수와 침엽수림의 숲도 보인다. 월드컵스키 다운힐 경주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밴프 스키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드라이 파우더’라고 불리는 건설(乾雪). 서해안 캐스케이드산맥에 있는 위슬러블랙컴 스키장의 습설(濕雪)과 달리 눈을 밟는 느낌이 부드럽고 그 속을 헤치는 기분이 상쾌하다.

○ 여행정보

◇밴프 △예약=현지여행사인 ‘빅3스키’(www.skiBig3.com) 참조. 홈페이지(영어)의 ‘예약 및 가격산정’ 프로그램 혹은 ‘스프링스키 패키지’로 구매 가능. △기온(4월 평균)=영하 1도∼영상 8도. 스키장은 영하 9도까지 강하. △더 주니퍼 호텔=www.decorehotels.com 현지전화 1-877-762-2281 ◇스키패키지=스키전문 박경숙여행사(www.skiexpress.com) 02-3785-0127 ◇캐나다관광청 한국사무소(www.travelcanada.or.kr)=02-733-7790

밴프·레이크루이스(캐나다 앨버타 주)=조성하 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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