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봄정취 맞으며 떠나는 양평 갤러리 투어

  • 입력 2005년 4월 7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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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따라 미술과 음악이 흐르는 양평. 프랑스의 ‘바르비종’ 같은 느낌을 주는 전원 풍경이 나들이를 더욱 즐겁게 해 준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강물따라 미술과 음악이 흐르는 양평. 프랑스의 ‘바르비종’ 같은 느낌을 주는 전원 풍경이 나들이를 더욱 즐겁게 해 준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진짜 봄이다! 날씨도 좋고 왠지 어디로만 떠나고만 싶은 계절.

멀리는 부담스럽고, 드라이브만도 좀 심심하다. 어디 가까이에 예술의 향기와 나들이를 함께할 곳은 없을까.

음악과 미술, 나들이를 모두 즐기고 싶다면 양평으로 가자. 그림과 조각을 감상하고 라이브 클래식의 선율도 느끼며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

닥터박 컬렉션&갤러리의 손갑환(41) 실장의 안내로 양평, 가평 지역의 예술 투어를 다녀왔다.

○ 천혜의 풍광속 둥지튼 예술인 낙원

경기 양평군 강상면, 강하면 일대, 가평군 외서면 일대에는 양수리 물길을 따라 곳곳에 미술인들의 아틀리에와 갤러리(차와 식사, 전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가 밀집돼 있다.

특히 양평군 강상면, 강하면 일대는 밀레가 살았던 프랑스의 바르비종을 연상케 할 정도로 자연의 정겨움이 살아 있는 곳.

양평 예술투어를 운영하는 손 실장에 따르면 1988년 민중화가 민정기 씨가 정착한 이래로 서양화가 최석운 씨, 조각가 이재효 씨 등 지금까지 280여 명에 이르는 미술인들이 정착해 살고 있다고 한다.

미술인들은 대부분 각자의 작업실을 투어용으로 개방해 놓고 있어 일반인의 관람이 가능하다. 단 개별적으로는 안 되고 일주일에서 열흘 전에 손 실장에게 예약(011-442-0906)을 한 뒤 단체로 관람해야만 한다. 인원은 20명 내외이며 당일코스(오전 10시경부터 오후 5시까지)는 2만, 3만 원, 1박2일 코스는 5만 원 정도를 받는다(식사 포함).

화가 겸 예술경영을 전공한 손 실장에게서 각 미술 분야에 대한 설명과 그림 보는 법 등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코스에는 아틀리에와 갤러리, 음악회 등이 포함되며 개인적으로 방문하고 싶은 미술 분야 작업실이나 갤러리를 미리 요청하면 코스에 포함해 주기도 한다.

양평, 가평 일대 갤러리에서는 유리공예, 도자기 만들기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따로 비용을 지불하면 자기만의 예술품을 만들어 가질 수도 있다.

갤러리라고 미술품만 생각하면 오산. 이 지역의 아지오, 가일미술관 등 곳곳에서는 전문 클래식 연주자들이 벌이는 작은 콘서트, 독주회, 앙상블 등이 수시로 열린다.

○ 강변의 보석 같은 갤러리들

하얀 외벽의 현대식 건물이 독특한 아지오(galleryagio.co.kr)는 차 한 잔에 전시와 음악을 두루 즐길 수 있는 곳. 전시관에서는 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Glass 만듦’전이 열리며 카페에서는 매월 셋째 주 정오에 음악회가 열린다. 2층 유리 공예실에서는 누구나 유리로 각종 작품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1만 원.

도예전문 갤러리 몬티첼로(031-774-9301)는 숲 속에 숨어 있는 작은 낙원. 도로에서 약 50여 m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면 작은 숲 안에 있다. 1층에서는 도예 체험을 할 수 있고 2층은 레스토랑. 1층에서는 안 보이지만 2층에 올라 좌석에 앉으면 시원하게 펼쳐진 강변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탕골예술관(batangol.com)은 양평 지역의 여러 갤러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놀거리, 볼거리가 가득하다. 1999년 개관 공연으로 연극배우 박정자의 ‘페드라’를 올렸던 이 예술관에서는 지금도 주말이면 각종 연극, 콘서트, 애니메이션이 펼쳐진다. 6월 24일까지 전시관에서는 ‘coming soon전’과 ‘추억의 전당포전’이 열린다.

미술,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일미술관(gailart.co.kr)은 건축가 강건국 관장이 직접 설계하고 지은 곳. 강 옆에 펼쳐진 넓은 야외 테라스에서는 여름이면 한여름 밤의 음악회도 열린다. 미술관에서는 다음달 17일까지 ‘아버지’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전시되며 이달 15일에는 같은 주제로 시 낭송회, 소프라노 김수정, 오보에 양승진 등의 작은 음악회도 열린다.

갤러리는 아니지만 꼭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한 군데 더 있다. 바로 자연주의 음식점 옹화산방(www.옹화산방.com). 아지오에서 몬티첼로를 지나는 길(88번 지방도)에 있는 옹화산방에서는 범상치 않은 한정식을 만날 수 있다. 민들레, 싱아, 쑥 등 산야에서 자라는 온갖 식물을 요리로 소화한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또 각 음식의 재료와 효능을 종업원이 식사 자리에서 바로 설명을 해준다.

양평=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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