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손기정 기념사업재단’ 설립나선 외손자 이준승씨

  • 입력 2005년 3월 23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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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기념사업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고 손기정 선생의 외손자 이준승 씨(왼쪽)와 서양화가 강형구 씨. 신원건 기자
‘손기정 기념사업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고 손기정 선생의 외손자 이준승 씨(왼쪽)와 서양화가 강형구 씨. 신원건 기자
“할아버지의 마라톤 정신은 우리 민족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월계관을 쓴 마라톤 영웅 고 손기정 선생의 외손자인 이준승(李埈承·38·국민생활체육협의회 공제회 운영과장) 씨가 ‘손기정 기념사업재단’ 설립에 팔을 걷고 나섰다.

4월 말까지 기념사업재단 법인화를 마치고 5월엔 최근 ‘위대한 손기정’을 작곡해 헌정한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 출신 클래식 재즈밴드 살타첼로의 내한 공연을 추진할 예정. 또 8월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제패 70주년 기념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 씨는 “2002년 11월 15일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내 손을 잡고 ‘국민들이 나를 기억하게 해 달라’고 하신 유언을 잊을 수가 없다”며 “평생 꼿꼿했던 ‘손기정 민족정신’을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재단설립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손기정 사이버기념관(www.marathon1936.com, www.손기정.com)’을 운영하고 있다.

이 씨는 손 선생의 딸 문영(文英·65) 씨와 1958년 도쿄아시아경기 남자마라톤 우승자인 고 이창훈(李昌薰) 씨 사이에서 태어난 3남 중 둘째.

“삼형제 이름을 모두 할아버지가 지어주셨는데 제 이름에 이을 승(承)을 넣으신 것은 할아버지의 정신을 이으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재단 기금 마련에만도 수억 원이 들지만 융자를 받아서라도 반드시 출범시키겠습니다.”

재단설립추진위원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손 선생의 자료를 모아온 서양화가 강형구(姜亨九·51·중앙대 교수) 씨가 맡았다. 강 씨는 지난해 8월 사재 8000여만 원을 털어 세종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손기정이 걸어 온 길’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던 자칭 ‘손기정에 미친 사나이’. 강 씨는 내년 여름 출간 예정으로 ‘손기정 평전’을 집필 중이다.

김화성 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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