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오락프로그램 대수술

  • 입력 2005년 3월 16일 17시 25분


19일 처음 방송되는 MBC ‘코미디쇼 웃으면 복이 와요’의 대학로 리허설 공연 장면. 사진제공 MBC
19일 처음 방송되는 MBC ‘코미디쇼 웃으면 복이 와요’의 대학로 리허설 공연 장면. 사진제공 MBC
MBC가 오락 프로그램들을 대수술한다.

17일부터 ‘코미디 하우스’를 폐지하고 ‘코미디쇼! 웃으면 복이 와요’(목 오후 7시 20분)를 새로 선보인다. ‘코미디쇼…’는 MBC가 그동안 고수해 온 콩트 위주의 코미디 대신 스탠딩 코미디로 시청자를 찾는다. 녹화 방식도 많은 방청객을 모으는 공개녹화로 바뀐다. KBS2 ‘개그콘서트’(개콘)나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과 유사한 방식이다.

‘코미디쇼…’는 매주 25개의 코너를 공개녹화하고 관객들의 반응을 살핀 다음 그중 10∼15개의 재미있는 코너만 방송한다. 김현철 고명환 손헌수 등 MBC 코미디의 터줏대감이라도 재미없는 코너를 하면 방송을 타지 못한다. 출연진의 80% 이상이 신인이며 5분 이내의 짧고 신속한 개그를 선보일 예정이다.

MBC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벌써 방송가 안팎에서 “3사 코미디 프로그램이 비슷한 것 아니냐” “시청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미디쇼…’ 이민호 PD는 “코너 사이 밴드 연주를 부각시키기 위해 밴드를 무대 뒤에 배치하고 조명 세트를 무대에 노출시키지 않는 등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쇼’ 형식으로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녹화방송이었던 가요 순위 프로그램 ‘음악캠프’(토 오후 4시)를 8개월 만에 19일부터 다시 생방송으로 바꾼다.

MBC는 4월 개편에선 예능 프로그램의 간판 격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 오후 6시)의 ‘브레인 서바이버’ ‘대단한 도전’ 등 유명 코너를 폐지하고 새 코너를 도입한다. ‘일요일…’은 10년 이상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다 지난해 11월부터 SBS ‘일요일이 좋다’에 역전당한 뒤 최근 5% 이상 뒤지고 있다.

예능국의 한 간부는 “기존 인기에 안주해 2년 이상 비슷한 포맷을 유지한 것이 문제”라며 “부분 개편이 아닌 완전 개편을 택한 것도 새 출발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밖에 토요일 오후 6∼8시 방송되는 ‘퀴즈의 힘’과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는 다른 시간대로 옮기고 ‘일요일…’과 비슷한 포맷의 2시간짜리 오락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강남준 교수는 “인기 프로그램의 형식을 가져와 비슷하게 만드는 것은 개편 때마다 나타나는 편성 관행이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의 독창성”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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