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춤추는 죽음’…서양미술의 죽음에 대한 탐험

  • 입력 2005년 3월 11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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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죽음/진중권 지음/전 2권(344·352쪽)·각 권 1만5000원·세종서적

‘우리도 과거엔 너희와 같았고, 너희도 장래에 우리처럼 될 것이다.’

중세에 유행한 ‘3인의 생자(生者)와 3인의 사자(死者)’ 그림에 동반되는 경구. 부패된 시체가 산 사람들에게 이같이 말한다.

서양 미술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종종 죽음을 표현하는 대담한 방식에 충격을 받는다. 부패와 해골의 대담한 묘사, 소름 끼치는 연옥도. 어떤 ‘시대정신’이 죽음을 그토록 대담하게 대면하도록 했을까.

저자는 프랑스 역사학자 아리에스의 ‘죽음 앞의 인간’을 토대로 죽음을 5단계로 구분한 뒤 각각의 주제에 맞는 작품으로 안내한다. 죽음을 공동체 차원으로 받아들인 중세 초기 ‘우리의 죽음’, 11세기 이후 공포가 싹트는 ‘나의 죽음’, 바로크 시대에 기이한 호기심으로 바라본 ‘멀고도 가까운 죽음’, 아름다운 죽음에 대한 욕구가 분출한 낭만주의 시대 ‘너의 죽음’, 죽음을 추한 것으로 규정한 ‘반대물로 전화(轉化)한 죽음’이 그 다섯 단계다.

여러 그림 가운데 ‘그리스도 책형(책刑)’ ‘죽음의 춤’ 같은 주제는 거듭 다뤄지면서 다른 방식으로 표현돼 비교의 재미를 준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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