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술…부드러운 그 맛 “한잔 더”

  • 입력 2005년 1월 27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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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워커 골드 라벨을 얼려 먹는 '프로즌 골드'. 차가운 위스키가 따뜻한 혀에 닿으면서 강렬한 느낌이 전해진다
조니 워커 골드 라벨을 얼려 먹는 '프로즌 골드'. 차가운 위스키가 따뜻한 혀에 닿으면서 강렬한 느낌이 전해진다
《‘얼려 마시고, 끓여 마시고, 크림 넣어 마시고.’

엉뚱하지만 술 얘기다.

최근 애주가들을 중심으로 색다르게 술을 즐기는 방법들이 유행이다.

위스키를 얼려 마시고 와인을 끓여 마시며 달콤한 리큐르에 크림이나 아이스크림을 넣어 맛을 음미하는 것.

늘 마시던 대로만 하며 보내기에는 겨울밤이 너무 길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새로운 맛과 멋이 있는 술을 즐기며 밤을 밝혀보자.》


○ 얼려 마시는 위스키

위스키는 보통 상온에서 원액으로 마시거나 물, 얼음을 섞어 마신다. 그러나 위스키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위스키를 얼려 마시는 시음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모든 위스키를 얼려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스키 원료인 맥아를 건조시킬 때는 ‘피트(pit)’라는 석탄을 때는데 이것이 위스키 특유의 맛과 향을 낸다. 피트향이 너무 약하지도 강하지도 않은 위스키가 얼려 마시기에 좋다.

대표적인 것이 조니 워커 골드 라벨을 냉동실에 약 12시간 보관한 뒤 마시는 방법. ‘프로즌 골드’라 불린다. 조니 워커 골드 라벨은 얼리면 약간의 점성이 생기면서 특유의 과일 향과 맛이 더 짙어진다. 알코올은 빙점이 영하 117도이기 때문에 절대 얼음처럼 꽁꽁 얼지 않는다.

찬 온도를 유지하려면 얼음을 띄우거나 목이 긴 샴페인 잔에 따라 마신다. 초콜릿과 함께 마시면 더 맛있다.

서울프라자호텔 지하 1층 프라자 펍(02-310-7228)이나 JW메리어트 호텔 7층 ‘클래식7’(02-6282-6767), 롯데호텔 잠실점 지하 1층 ‘바 윈저’(02-411-7701)에서 전용 글래스에 담긴 최적 온도의 프로즌 골드를 맛볼 수 있다.

○ 크림과 마시는 리큐르

커피에 크림을 잔뜩 얹어 마시듯 술에도 크림을 넣어 마시면 부드러운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크림을 넣어 마시기에 적합한 술은 ‘리큐르’다.

리큐르란 위스키, 브랜디 등의 증류주에 꿀이나 설탕, 각종 과일과 약초를 넣어서 만드는 몸에 좋은 술. 중세의 연금술사들이 증류주를 만드는 기법을 터득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대부분 알코올 도수가 15도 정도로 낮고 커피 아이스크림 우유 등과 섞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특히 여성들이 좋아한다.

대표적인 리큐르로는 세계 판매 1위인 ‘베일리스’. 아이리시 크림과 블렌딩해서 만든 것으로 달콤한 캐러멜 맛이 난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즐기려면 바닐라 아이스크림 두 스푼을 볼이 넓은 샴페인 잔에 담은 뒤 베일리스를 기호에 맞게 뿌린다.

주류를 따를 때 흘리지 않도록 병에 끼워 사용하는 기구인 ‘푸어러(pourer)’를 이용하면 좋다. 아몬드 가루 등의 견과류로 적당히 보기 좋게 장식한다.

유럽에서는 술이 가미된 커피가 많은데 베일리스 커피가 대표적이다. 에스프레소 한 잔에 베일리스 30mL를 넣은 뒤 기호에 맞게 휘핑크림을 얹어주면 완성된다. 또 에스프레소 한 잔에 뜨거운 우유 20mL와 베일리스 20mL, 핫초코 시럽을 넣은 뒤 휘핑크림을 얹고 시나몬 가루를 뿌리면 베일리스 모카커피가 된다.

○ 끓여 마시는 와인

프랑스에서는 감기에 걸리면 와인을 따뜻하게 데워 마신다. 겨울철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는 광장 주변에서 와인을 끓여 머그에 담아 파는 노점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렇게 끓여 마시는 와인은 ‘글뤼바인(Gluehwein)’이라고 부른다.

글뤼바인은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줄 뿐 아니라 혈액순환에 좋고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도 효과가 있다. 추운 곳에 겨울 스포츠를 즐기러 갈 때 보온병에 넣어 가지고 가면 좋다. 무겁지 않고 다소 가벼운 맛의 와인이 적합한데 보졸레 빌라쥐(Beaujolais Villages), 봉뱅 루주(Bonvin Rouge), 쿠베 스페셜 레드(Cuvee Special Red) 등이다.

집에서 글뤼바인을 만들려면 먼저 오렌지 껍질이나 레몬 껍질에 정향(향료 식물인 정향나무의 꽃봉오리)을 꽂아둔다. 정향은 백화점이나 각종 허브를 판매하는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주전자에 물 400mL를 붓고 정향을 꽂은 오렌지 껍질이나 레몬 껍질, 계피를 같이 넣은 뒤 15분 이상 끓인다. 여기에 레드 와인 한 병을 붓고 기호에 따라 꿀이나 설탕을 넣은 뒤 3분 정도 다시 끓인다. 정향이나 계피가 없다면 와인만 끓여 설탕을 첨가해도 된다.

글=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사진=강병기 기자 arch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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