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속살의 감칠맛 입안‘사르르’…‘딤섬’

  • 입력 2005년 2월 24일 15시 50분


코멘트
꽤 오랫동안 홍콩에 살다 온 미식가 후배와 딤섬을 먹으러 갔다.

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상하이 음식점 ‘난시앙’에 자주 드나든다고 했다. 그곳은 상하이의 대표 딤섬인 샤오룽바오(小龍包)를 전문으로 내는 곳으로 이미 맛에서 정평이 나 있다.

새로운 맛을 찾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최근 문을 열었다는 ‘78 온 더 라이즈’라는 광둥식 음식점에 갔다. 중국 딤섬이 요즘 한창 인기이다.

우리는 치킨 사오마이(燒賣), 중하부추 밀전병, XO 버섯 등의 딤섬을 주문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차를 마신다는 뜻의 한자어 ‘음차(飮茶)’를 광둥 사투리로 읽는 말이 ‘얌차’이고, 이때 먹는 음식은 간식에 가까워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의 ‘딤섬(点心)’이지 않던가. 각종 전분으로 피를 만들어 육류와 야채를 넣은 것이 딤섬이니 흔히 아는 만두도 딤섬에 포함된다.

후배는 대화 도중 부지런히 차를 따라 주었다. 중국에서 딤섬을 먹을 때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찻잔을 재빨리 채워주어야 한단다.

딤섬은 모양에 따라 크게 바오(包), 자오(餃), 마이(賣)의 세 종류로 나뉜다. 사오마이는 윗부분이 꽃봉오리처럼 활짝 펴 속의 내용물이 드러난다. 바오쯔(包子)는 두툼하고 둥글게 빚어 감싼 찐빵 모양, 자오쯔(餃子)는 끝마무리를 서로 다문 만두 형태이다.

몇 가지 조리 용어를 알면 딤섬 주문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주(煮·삶은 요리), 카오(고·구운 요리), 자(炸·튀긴 요리), 정(烝·찐 요리) 등이다.

후배는 “한국에서는 사오마이에 닭고기나 쇠고기를 주로 넣지만 중국에서는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맛을 평가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중(中)”이라고 했다. 간장이 덜 달짝지근하고 튀김이 약하다는 것.

딤섬은 무려 200여 종류에 이른다. 사람 입맛도, 식탁 위에 펼쳐지는 대화 내용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니 갖가지 딤섬을 비교하며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리라 본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차마시며 한입에 ‘쏙’… 전문점서 즐기는 대륙의 맛▼

○난시앙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육즙에 배어 있는 만두를 칭하는 상하이 샤오룽바오가 일품이다. 돼지고기, 민물 게, 샤크스핀 등으로 채운 속이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샤오룽바오 한 개에서 한 스푼의 육즙이 나온다. 특히 대나무 빨대를 끼워 육즙을 빨아먹는 ‘탕바오’와 세모난 모양의 얇은 춘권피 안에 게알을 꽉 채운 ‘게알 춘권’이 인기. 세 개의 룸이 있어 각종 모임을 갖기에도 좋다. 02-3446-0874

○재키스 키친

홍콩 영화배우 청룽(成龍)이 운영하는 딤섬 체인점. 서울에는 코엑스점(40석), 강남점(102석), 명동점(110석) 등이 있다. 캐주얼하고 저렴하게 다양한 딤섬을 즐길 수 있다. 매운 해파리 딤섬 등이 인기. 코엑스점 02-2016-7071


○그랜드하얏트 서울 중식당 ‘산수’

중국 광둥식 돼지고기 딤섬과 새우 딤섬을 기본으로 베이징식 물만두도 인기 있다. 중국 배추와 돼지고기로 속을 채운 얇은 피의 만두를 끓는 물에 익혀낸 것. 4개들이 한 바구니에 1만2000원. 고대 중국 그림과 조각 진품이 진열돼 있어 갤러리 분위기. 16명까지 수용 가능한 VIP룸, 여성을 위한 레이디룸 등 5개의 별실이 있다. 02-799-8163

○구부리만두

중국 톈진의 유명 만두 구부리만두가 국내에도 상륙했다. 1858년 이 만두를 만든 주인의 별명이 구부리(狗不理)였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02-508-7557)과 압구정동 로데오거리(02-517-7490)에 매장이 있다. 천연 간장을 사용한 발효 만두소와 반발효 만두피로 만들어 소화가 잘 된다고. 고기만두인 사오주 만두와 해물고기군만두인 후아후아 군만두가 인기. 국화차 맛도 좋다.

○미스터 차우

서울 강남구 논현동. 1층 다이닝홀(110석), 2층 룸(60석), 3층 바(66석) 형태로 다양한 분위기에서 딤섬을 즐길 수 있다. 와인과 함께 딤섬을 주문하는 고객이 많다고. 절반은 굽고 절반은 찐 딤섬인 버터플라이필로우, 시금치즙으로 색을 낸 새우만두 등이 있다. 점심 세트(2만5000원), 저녁 세트(3만5000원)를 시키면 애피타이저로 다양한 딤섬을 맛볼 수 있다. 02-517-2100

○78 온 더 라이즈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구화된 광둥식 요리를 내세운다. 치킨 사오마이, 보리새우 밀전병, 게알 만두 등 3개 기준 4500∼6000원. 세련된 인테리어와 분위기로 가족 모임 장소로 인기있다. 02-3446-2678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