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달빛요정…’ 목소리 낮춘 미니음반 내놔

  • 입력 2005년 1월 11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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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름대로의 사랑 타령 노래들입니다. 진지하고 사회 비판적인 노래만 한다는 선입견을 떨쳐버리고 싶었어요.”

지난해 첫 앨범 ‘인필드 플라이’로 주목받았던 이진원(32)의 1인 프로젝트 밴드 ‘달빛요정 역전 만루홈런’이 최근 EP(Extended Play·미니 음반) ‘소퍼모어 징크스’를 발매했다. ‘달빛요정’은 이진원의 인터넷 ID이고 ‘역전 만루홈런’은 자기 위로의 의미를 지녔다.

이진원 음악의 특징은 독특한 가사와 아마추어를 연상시키는 거친 사운드다. 1집에선 ‘스끼다시 내 인생’ ‘절룩거리네’ 등 자학에 가까운 가사를 노래해 반항적인 젊은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저항적인 펑크(punk)를 기반으로 한 가운데 통기타를 치며 치기 어린 젊음을 노래하죠. 제 팬들은 편안함이 아니라 분통을 터뜨리고 해소하기 위해 음악을 듣습니다.”

그러나 이번 EP 음반에선 수록곡 5곡 중 4곡을 사랑 이야기로 채웠다. 멜로디도 1집과 달리 간결하고 편안하다.

그는 음악의 변화를 시도한 이유를 새 음반의 수록곡 ‘쇼 미 더 머니(Show Me The Money)’로 설명한다. 이 노래는 수록곡 중 가장 흥겹다. 그는 “제목 그대로 돈 벌려고 만든 곡”이라고 말했다.

“미니 앨범에서 1집과 같은 음악을 기대하는 팬들은 실망하겠지요. 하지만 1집의 콘셉트를 이은 2집을 곧장 내기엔 수천만 원에 이르는 빚이 너무 부담스러웠습니다.”

수록곡 ‘어차피 난 이것밖에 안돼’는 ‘열심히 하면 잘 된다’고 하는 충고에 대한 반발이다. 그는 이 노래를 욕설을 그대로 실은 ‘더티 버전’과 가사를 순화한 ‘클린 버전’ 등 두 가지 종류로 불렀다. ‘더티 버전’은 분통 해소용이고 ‘클린 버전’은 방송 심의를 겨냥한 ‘꾀’의 결과물이다.

수록곡 ‘첫눈 오는 그날에’는 10년 전에 만들어 둔 노래. 그는 “곡이 너무 부드러운 것 같아 노래 부르면서도 낯이 뜨거워진다”며 웃는다.

통기타 반주로 시작되는 발라드 ‘어디서 어떻게 언제쯤 얼마나’는 장필순의 노래 ‘어떻게 그렇게 까맣게’에 대한 답가다.

이진원은 2월 4일∼3월 말 서울 부산 등 6개 도시 순회공연에 나선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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