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hamper’…사랑-기쁨주는 ‘선물 한아름’

  • 입력 2004년 12월 16일 16시 03분


코멘트
《웨스틴조선호텔 베키아&누보 델리 이은정 지배인은 얼마 전 한 남자손님에게 특별한 인사를 받았다.

이 지배인이 추천한 햄퍼(선물 바구니)를 들고 여자친구 집에 인사를 다녀온 뒤 결혼 날짜를 잡았다는 인사다.

선물을 못 골라 3일을 내리 고민하던 그에게 이 지배인이 예비 장모님을 겨냥해 꽃 접시 잼 쿠키 초컬릿을 담은 햄퍼를 만들어줬고, 효과를 톡톡히 낸 것.

연인에게, 가족에게 줄 선물 아이디어 고민이 시작되는 연말이다.


요즘엔 연말연시 선물로 실용품을 위주로 만든 햄퍼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그자리에서 풀어서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요리재료와 도구 △술과 안주 △쿠키 모음(왼쪽부터)등의 주제에 맞춰 구성하면 좋다.

폼이 나면 실용성이 없고, 실용성을 따지자니 폼이 안나 고민일 때 햄퍼는 어떨까.》

○ 호텔 델리의 햄퍼

햄퍼는 식료품 같은 실용품을 위주로 담아 만든 선물 바구니. 주로 호텔 델리에서 판다. 서양의 풍습이지만 요즘엔 우리나라 회사들도 고객이나 직원들을 위한 선물용으로 단체주문을 할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꼭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집들이나 병문안을 갈 때 햄퍼를 선물하는 사람도 많다. 갈비세트나 과일바구니 같은 평범한 선물세트에 식상한 사람들이 뭔가 특별한 것을 찾고 있는 것.

그랜드하얏트호텔 델리의 경우 햄퍼 판매분이 설 또는 추석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크리스마스에는 60% 정도. 이곳은 시즌마다 햄퍼 메뉴를 미리 만들어 놓고 판다. 취향에 따라 물건을 골라 햄퍼로 만들어 달라고 해도 되지만 메뉴에 있는 것을 사면 10% 정도 싸다.

와인 햄퍼, 햄&소시지 햄퍼 등 다양한 구성으로 18만∼45만 원까지 나와 있다. 웨스틴조선호텔 베키아&누보는 주로 손님이 원하는 가격대를 제시하면 그에 맞게 물건을 채워준다. 20만∼30만 원대가 보편적이다. 이 호텔은 햄퍼를 전담해 세일즈하는 영업담당 직원까지 두고 있다.

○ 직접 만드는 햄퍼

호텔에서 햄퍼를 살 여유가 안 될 때 약간의 노하우와 시간만 있으면 물건을 골라서 직접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 지배인은 “햄퍼는 받는 사람에 따라 내용물을 차별화하되, 받은 자리에서 풀어서 다같이 나눠 즐길 수 있는 것들로 꾸미면 좋다”고 말한다.

즉 △여성에게 주는 햄퍼는 파스타와 파스타소스 치즈 접시 앞치마 요리책 등을 햄퍼에 넣어 곧바로 파스타를 해 먹을 수 있도록 한다든지 △남성용은 와인 와인글라스 치즈 살라미 훈제햄 진저브래드 치즈나이프 등으로 꾸리는 방식. 어른들에게는 잼 오일 커피 사탕 유기농차 꿀을 많이 담는다.

한 외국계은행은 지난해 매출목표 달성을 자축하기 위해 즉석에서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빵과 과일, 케이크를 넣은 햄퍼를 각 영업점에 돌린 적이 있다.

햄퍼는 내용 구성도 중요하지만 바구니에 집어넣는 데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앞에서 봤을 때 상품이 다 보일 수 있도록 크기와 높낮이를 적절히 배분해 넣으면 좋다. 매장에서는 가장 비싼 물품이 눈에 띄도록 담는다.

물건을 담은 뒤에는 꽃이나 리본 등으로 장식한다. 크리스마스에는 각종 오너먼트를 함께 넣으면 분위기가 산다. 이런 장식품은 남대문이나 동대문시장, 고속터미널 상가 등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웨스틴조선호텔 플라워숍 제인패커 왕경희 지배인은 “장미는 색깔이 풍부해 햄퍼에 넣어 장식하기 좋은데 남성에게는 빨강이나 노랑, 여성에게는 핑크나 보라톤이 좋다”면서 “크리스마스용 햄퍼에는 리스(꽃 등으로 만든 동그란 장식)나 포인세티아 등을 넣어 보라”고 조언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스타일링=박보은 웨스틴조선호텔 디자인팀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