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주기도문-성경 현대어로 쉽게

  • 입력 2004년 12월 9일 18시 22분


코멘트
성경과 기도문을 현대어로 바꾸려는 기독교계의 움직임이 본궤도에 올랐다.

개신교계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100여 년 만에 현대어로 바꾼 초안을 최근 확정했다. 새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은 ‘주옵시고’ ‘나라이 임하옵시고’ ‘죄를 사하여’ 등 한자식 고어(古語) 투를 ‘주시고’ ‘나라가 오게 하시며’ ‘죄를 용서하여’ 등 현대 문어체로 바꿨다.

개신교에서 현재 사용 중인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은 19세기 말 한글 성경이 처음 나올 때 번역된 것이어서 현대 국어 문법과 맞지 않는 말이 많다.

이에 따라 한기총과 KNCC는 올해 초 각각 재번역위원회와 연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새 번역 문안을 만든 뒤 최근 공동모임을 갖고 문안을 확정했다. 한기총과 KNCC는 모두 실행위원회와 총회를 열어 새 번역 문안을 공식 채택한 뒤 내년 가을에 열리는 가맹 교단 총회의 인준을 받아 예배 때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새 번역 문안이 아직도 존칭어법 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이 문안이 각 교단 총회에서 그대로 인준받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한편 1960년대 말 주기도문을 현대어로 바꾼 뒤 1997년 또 한 차례 변경해 ‘주님의 기도’로 사용하고 있는 가톨릭에서는 신구약 성경을 새로 번역하고 있다. 성경 번역 마무리 작업 중인 ‘가톨릭 주교회의 성서위원회’(위원장 권혁주 주교)는 내년 봄에 열리는 주교회의 정기총회에 ‘새 번역 성서’(신구약 합본)를 한국 가톨릭교회의 공용 성경으로 출판할 수 있도록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주교회 총회의 승인을 받아 출판되면 한국 가톨릭교회는 220년 역사상 처음으로 독자적으로 번역한 성경을 갖게 된다.


김차수 기자 kim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