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같은 대법원에 은은한 墨香이…‘전국법원 서예문인화전’

  • 입력 2004년 12월 1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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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원도서관에서 열린 ‘제1회 전국 법원 서예 문인화전’에서 손용근 법원도서관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전시된 작품을 돌아보고 있다. 원대연기자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원도서관에서 열린 ‘제1회 전국 법원 서예 문인화전’에서 손용근 법원도서관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직원들과 함께 전시된 작품을 돌아보고 있다. 원대연기자
대법원에 은은한 묵향(墨香)이 피어오른다.

법원도서관(관장 손용근·孫容根)은 2일부터 10일까지 대법원 서관 2층 법원도서관 중앙홀에서 ‘제1회 전국법원 서예문인화전’을 연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전국 법원 규모로 치러지는 첫 문화행사. 법원 내 문인화동호인 등 법관들과 법원 직원들이 출품한 작품에다 유태흥(兪泰興) 전 대법원장 등 10명의 초대작품을 포함해 모두 118점이 전시된다.

초대작가들의 작품은 주로 법과 관련된 문구를 담고 있다. 유 전 대법원장은 ‘법치민안’(法治民安·법치를 통해 백성을 편안하게 하다), 정기승(鄭起勝) 전 대법관은 ‘장부지사해’(丈夫志四海·장부는 천하에 뜻을 둔다), 박만호(朴萬浩) 전 대법관은 ‘사필귀정’(事必歸正·사물은 반드시 바른 곳으로 가게 된다), 양인평(梁仁平) 전 부산고법원장은 ‘청여수평여형’(淸如水平如衡·물처럼 맑고 저울처럼 고르다)을 쓴 서예작품을 각각 냈다.

석계 김태균(石溪 金台均)의 제자로 전시회를 기획한 손용근 법원도서관장은 ‘난지귀하’(蘭之貴何·난은 어찌하여 귀한가·현재 남부지법에 소장)란 서예작품과 사군자를 그린 4폭 병풍, ‘손병희 선생 말씀’을 쓴 서예작품(독립기념관에 영구소장) 등 3가지 작품을 출품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2점의 특별 전시작품이 세간에 첫 공개된다. 목재 허행면(木齋 許行冕·1906∼1966)의 1961년 작 군방도(群芳圖)와 조선후기 호남의 서예가 창암 이삼만(蒼巖 李三晩·1770∼1847)의 8폭 병풍이 그것.

손 관장은 “창암은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와 쌍벽을 이룬 서예가”라며 “법조문화의 품격을 한번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들도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시간은 법원 업무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02-3480-1563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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