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 여성장관 “성매매특별법 女-女갈등 변질돼선 곤란”

  • 입력 2004년 11월 29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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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를 안에서 막으니까 베트남 등 국외로 번져나가고 있다는데요. 특별법 실시 이후 국제 망신을 당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이론적으로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오죽 할 게 없었으면 성매매를 했겠어요?”

29일 지은희(池銀姬·57) 여성부 장관이 연세대에서 ‘성매매방지정책 시행 의의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가진 특강에서 나온 두 여대생의 질문이었다.

이날 특강에는 수강하지 않는 학생도 소문을 듣고 찾아와 강의실에는 남녀 대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 장관은 “평소 법을 집행하며 대학생들이 성매매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다”며 성매매 여성들의 피해사례 증언이 담긴 비디오 상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지 장관은 특별법 수립의 배경과 현황에 대해 설명하며 “남성의 성욕을 빌미로 성매매를 정당화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라고 강조했다.

“적발된 성매수 남성 대부분이 대담하게 신용카드를 썼고 성매수 남성 중 3%가 대학생”이라는 지 장관의 말에 학생들은 겸연쩍은 듯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 장관은 또 “업주를 단속하고 성매매 피해여성을 구제하는 것이 성매매특별법의 목적”이라며 “그런데 성매매 피해여성과 법 제정을 주도한 여성단체가 대립하는 구도로 변질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의 모든 남성이 성매매를 한다는 잘못된 전제가 법 시행을 힘들게 한다”며 “긴 싸움이 되겠지만 우리 국민은 반드시 성매매를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의를 마쳤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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