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체험여행]전주 한옥마을 김장축제

  • 입력 2004년 11월 18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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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김장축제는 잊혀져 가는 김장에 대한 추억을 되살려준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김장축제는 잊혀져 가는 김장에 대한 추억을 되살려준다.
어릴 적 김장하는 날은 온 집안의 축제날이었다. 식구끼리, 또는 이웃끼리 모여 왁자지껄 김장을 담그면서 정이 깊어갔다. 김장이 끝나면 집집마다 김치를 돌리는 따뜻한 나눔의 마음씨도 있었다. 김칫독에 차곡차곡 쌓이는 빨간 김치를 보며 뿌듯해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나 어느 새인가 김치는 담그는 것이 아니라 사먹는 시대가 됐다. ‘아파트에서는 번거롭다’는 이유로 김장은 서서히 사라져 가고 우리네 식탁은 공장김치가 점령하고 있다.

아무리 그런들 김장김치 맛과 정이 어디 직접 담가 먹는 맛만 할까.

이즈음 맛의 고장 전주한옥마을에서 가족의 정성과 사랑을 담은 김장축제가 열린다니 귀가 솔깃해진다. 한옥마을을 둘러보며 오랜만에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도 즐기고 가족이 함께 참여해 맛깔스러운 김치도 만들어 오는 일석이조 겨울나들이는 어떨까.

○ 온 가족 오순도순 김치 만들기 情 새록새록

올해 처음 열리는 전주한옥마을 김장축제(20∼28일)는 이제는 옛 이야기가 돼 버린 김장에 대한 추억을 다시 되살려 준다. 주제는 ‘따뜻한 어머니 손길 같은 사랑의 김장여행’. 김장김치 담그기 체험, 사랑의 김장 나누기, 한옥마을 전통문화체험으로 이뤄져 있다. 또 ‘우리 집 김장 담그기’ 체험도 별도로 진행된다.

김장김치 담그기는 스탬프 릴레이 방식으로 전통문화 체험과 함께 김치를 담그는 프로그램이다. 주최측이 지정한 장소 다섯 곳(경기전, 한방문화센터, 공예품전시관, 전통술박물관, 한옥생활체험관)을 둘러보고 스탬프를 찍어와야 김치 담그기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두 군데 이상 돌아보고 오면 김치 담그기 체험행사에 참석할 수 있고 다섯 곳에서 다 찍어 오면 앞치마를 선물로 받는다. 또 체험 후 김장김치 1.5kg을 무료로 받는다. 이는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한 것으로 전주시청이 비용을 모두 부담한다.

‘우리 집 김장 담그기’ 체험은 축제가 끝나도 다음 달 12일까지 진행된다. 가족끼리 김장을 담그다가 출출해질 무렵이면 갓 버무린 김치에 따끈한 두부와 삼겹살을 싸 먹는 맛이 그만이다. 참가하려면 2, 3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여기서 담근 김장김치는 직접 갖고 올 수도 있지만 친지나 이웃 등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김장 담그는 모습을 담은 기념사진과 사랑의 메시지를 맡겨 놓으면 이곳에서 포장해 지정된 주소로 보내준다. 10kg 단위 포장, 5만원(택배비 포함).

○ 고풍스러운 한옥서 고구마 구워먹고 윷놀이

체험이 끝난 후 툇마루와 다락방, 마당이 있는 정겨운 한옥마을에서 하룻밤을 지내보면 어떨까. 하늘이 탁 트인 마당에서 윷놀이도 하고 투호도 하고 모닥불에 고구마도 구워먹고 따뜻한 아랫목에 둘러앉아 가족끼리 얘기꽃을 피우는 것도 좋을 듯.

전주는 경주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도시여행을 할 만한 지역이다. 특히 전주시 완산구 교동 풍남동 일대에 자리한 한옥마을은 조선시대 유적과 전통 양반집 형태의 고풍스러운 전통한옥 900여채가 밀집해 있다.

주로 20세기 초반 이후 지어진 건축물들로 수십 칸에 이르는 큰 집도 있지만 대부분이 작고 아담하다. 한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슬레이트 지붕’ 집이나 양옥집도 군데군데 있다.

한옥마을 중심거리는 경기전과 오목대를 잇는 태조로. 오목대는 고려 우왕 때 이성계가 남원 황산에서 왜적을 무찌르고 돌아가다 승전을 자축했다는 곳이다. 태조로 끝에는 전주의 대표적 문화재인 풍남문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히는 전동성당이 있다.

우람한 나무들이 들어앉은 경기전을 비롯해 처마를 마주 댄 한옥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을 걷다보면 과거로 돌아간 듯 느긋한 마음이 든다. 김장축제 위원회 063-284-1126

▼1박2일 떠나볼까▼

1.전주 도착→한옥마을 둘러보기→ 김치 담그기(우리가족 김치 담그 기 체험은 1kg당 5000원)

2.한옥생활체험관에서 다양한 전통 문화 체험→전통 한옥에서 숙박 (조식 제공, 양사재 2인 기준 5만 원 063-282-4959, 한옥생활체험 관 6만∼12만원 063-287-6300)

3.팬아시아 종이박물관(무료), 덕진 공원(무료) 둘러보기→귀가


글=최미선 여행플래너 tigerlion007@hanmail.net

사진=신석교 프리랜서 사진작가 rainstorm4953@hanmail.net

▼김치만들기, 이곳에서도▼

▽흙사랑학교 건강사랑 김장축제 =경기 이천시 마장면 표교 2리에 있는 흙사랑학교에서 21, 27, 28일 개최한다. 가족당 4포기(약 10kg)의 김장김치를 담그고 가마솥 햅쌀밥과 김치보쌈, 파전을 직접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 낙엽 밟기, 황토 머드팩 만들기 등도 한다. 참가비 가족당 7만원(4인기준 100가족 선착순). 문의 031-635-7246

▽포천 한방마을 한방 김치만들기 체험=경기 포천시에 있는 한방마을에서 21일 몸에 좋은 5가지 한방 약재를 첨가하여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방김치와 함께 한방백숙도 맛보고 돌아오는 길에 자연사박물관 우석헌을 들러 아이들과 함께 가면 더 좋다. 참가비 1인당 3만8000원(한방김치 1kg 증정). 문의 키즈투어넷 032-431-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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