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에 인기…‘진화된 블로그’ 페이퍼 아세요?

  • 입력 2004년 11월 11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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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가 아파 굶지 않았더라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지도 모르는 이 그림은 16세기 말 플랑드르 화가 베르트의 ‘굴과 과자가 있는 정물’입니다. 정밀한 표현도 놀랍지만 (은접시에) 굴 껍질이 비치는 것까지 놓치지 않은 꼼꼼함에는 탄성이 나옵니다.”

박누리씨가 싸이월드의 페이퍼(사진) 서비스를 이용해 특정 그림과 설명을 다른 이들에게 보내는 내용 중 하나다. 박씨는 이 페이퍼를 ‘뮈제 뒤 누리(Mus´ee du Nuri)’라고 이름지었다. 박씨가 여기에 올리는 내용은 7574명의 미니 홈피로 자동 배달된다.

이런 페이퍼 서비스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가 10월 4일 시작한 것으로 최근 누리꾼(네티즌)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페이퍼는 새로운 개인 미디어 서비스로, 한 회원이 문학 여행 영화 등 특정 주제와 관련된 정보를 띄우면 원하는 이들은 그것을 온라인으로 받아 볼 수 있다.

페이퍼가 블로그와 다른 점은 구독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블로그는 누리꾼들이 찾아오는 데 비해 페이퍼는 자동으로 다가간다. 블로그는 일회성 정보 습득 채널인 데 비해 페이퍼는 정보 생산자와 소비자의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페이퍼는 싸이월드에서 19만여개가 발행되고 있으며 모두 33만여명이 구독하고 있다. 5000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페이퍼가 8개에 이른다.

일러스트레이터 김정은씨가 일일 단상을 그림과 글로 표현한 ‘조이스 스위트 일루전(joy’s sweet illusion)’은 7738명의 구독자를 가진 최고 인기 페이퍼다. 페이퍼는 블로그의 진화된 형태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 서이종 교수는 “페이퍼는 딱딱하고 고독한 블로그와 관계가 강조되는 미니홈피 사이에 자리잡은 중간적 형태의 개인 미디어”라며 “개인 표현의 장이자 구독이라는 관계로 타인과 연결되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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