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주말시대]12년 만에 하늘길 열린 대만

  • 입력 2004년 11월 11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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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한 세월 자연이 빚어낸 기괴한 모습의 바위가 해안을 장식하고 있는 예류. 타이베이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어촌마을에 있다. -사진제공 대만관광진흥청
장구한 세월 자연이 빚어낸 기괴한 모습의 바위가 해안을 장식하고 있는 예류. 타이베이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어촌마을에 있다. -사진제공 대만관광진흥청
1992년 단교로 한국인 여행자들의 발길이 뜸했던 대만이 다시 매력적인 여행지로 성큼 다가왔다.

당시 해마다 15만명에 달하던 한국인 여행자는 단교 이후 급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6만3000명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9만2000여명까지 늘었다. 올해는 9월 말까지만 해도 벌써 10만9000여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대만을 찾는 여행객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여타 동남아 국가에 비해 덜 알려져 ‘신선한’ 데다가 거리(비행시간 2시간)가 가깝고 비용(2박3일 패키지가 30만원대)도 저렴하기 때문. 단교 직후 양국 국적기가 운항을 중단하면서 항공기 운항편수가 격감하는 바람에 한동안 대만은 우리에게 ‘갈 수 없는 나라’로 남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오히려 대만의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 구궁(故宮)박물관과 고산지대 인기

장제스 전 총통을 기념하기 위한 중정기념당. -사진제공 대만관광진흥청

대만을 찾는 한국인 여행자의 최대 관심거리는 타이베이(臺北)의 구궁박물관과 고산족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고산지대. 구궁박물관은 중국 대륙에서 볼 수 없는 진귀한 중국 황실의 희한한 유물이 70여만점이나 보관된 세계적인 박물관. 모두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이 중국 대륙에서 공산당에 밀려 대만으로 나올 때 가져온 것들이다. 한편 대만에는 10개 고산족이 있는데 이들은 동북아 최고봉인 위산(玉山·해발 3952m) 등 3000m급 산악이 100개 이상 포진한 산악지방에 살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 차원에서 계승 발전시켜 온 중국 전통요리와 아열대의 고산지대에서 재배되는 질 좋은 대만 차(茶)를 맛보거나 섬 전체에 산재한 온천에서 휴식하는 참살이(웰빙) 투어객도 늘고 있다. 또 연중 봄날 같은 대만에서 라운딩하려는 골프여행자가 크게 늘었다.

9월에는 한국과 대만이 단교 12년 만에 항공협정을 체결했다. 10월 한 달간 운항편수를 보면 위안둥(遠東)항공 71편, 중화(中華)항공 에바항공 유니항공 각 31편(매일 운항) 등 대만 항공사만 171편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가 각 31편, 캐세이패시픽 타이항공 등 외항기가 각 31편 등 총 295편이나 됐다.

○ ‘방문의 해’ 맞아 각종 혜택

대만은 올해를 ‘대만 방문의 해(Visit Taiwan Year)’로 삼고 한국인 여행객 유치를 위한 홍보와 마케팅도 강화했다. 구궁박물관은 입장료를 받지 않으며 단독전세기 투어에는 편당 400만∼500만원의 보조금을 여행사에 지급해 상품 가격을 낮추고 있다. 타이베이 공항 환승객에게는 반나절 시내투어를 무료 제공하고 세금환급제도도 시행 중. ‘대만 투어리스트패스’라는 쿠폰북도 만들어 무료 배포 중이다.

3박4일 일정의 패키지 여행상품을 이용할 경우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타이베이와 화롄(花蓮), 타이루거(太魯閣) 협곡 등. 도심의 야시장은 대만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이곳은 식도락 천국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타이베이의 스린(士林) 야시장이다. 높이 508m로 ‘세계 최고’인 ‘타이베이 101’빌딩도 볼거리. 대만 골프여행은 아침 출국, 오후 귀국의 편리한 운항스케줄과 1시간 거리 이내의 골프장, 좋은 기온(연평균 22도)으로 찾는 이가 많다. 대만 관광진흥청 한국사무소(www.tourtaiwan.or.kr) 02-732-2357∼8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관광진흥청 왕런더 소장 "대만 여행의 매력은 요리와 차"▼

“5000년 중국문화를 실제로 맛볼 수 있는 곳은 대만입니다. 70여만점의 중국 황실 유물이 보관된 구궁박물관에 와보면 감탄사를 연발할 겁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러시아의 에르미타주와 어깨를 견줄 만합니다.”

대만 관광진흥청 한국사무소의 왕런더 소장(57·사진)은 “대륙(중국)은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은 반면 대만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외국의 문물을 받아들여 새 중국문화를 창출했다”면서 “대만 여행은 서로 다른 중국을 비교할 수 있어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 교통국 간부로 일본 도쿄사무소에서 9년간 일한 뒤 한국에 와 4년째 일하는 왕 소장은 중국 음식과 차에 정통한 전문가. “장제스 전 총통이 정통요리사를 대만에 데려와 중국요리의 맥을 잇게 하고 그 후손들이 국가지원을 받으며 연구 개발에 힘쓴 덕분에 대만요리는 맛은 물론 건강에 좋은 참살이 요리로 거듭났다”면서 “대만 여행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이런 중국요리와 좋은 차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궈펑유(韓國朋友·한국친구)’라고 부르며 한국을 ‘형제지국’으로 여기는 왕 소장. 그는 “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대만을 중국의 한 성(省)쯤으로 알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여행을 통해 교류가 활발해져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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