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엔…]동아일보로 본 9월 둘째주

1954년 첫번째 독도우표 발행은 영유권을 둘러싸고 억지를 부리는 일본에 대한 단호한 경고이자 시위였다. 1954년 발행된 독도우표.-우정사업본부 자료사진

▼獨島 郵票 發賣 來 十五日부터▼

체신부에서는 오는 십五일부터 ‘독도’의 사진을 넣은 우표를 발매할 것이라 하는데 二환, 五환, 一O환의 三종류라고 한다.

그런데 이 ‘독도’ 우표를 발매하게 된 동기는 독도를 아직도 일본의 영토시하는 왜정에 새로운 경고를 주는 동시 기타 외국에 대해서도 독도는 우리의 영토라는 것을 재인식시키자는 데 있다 한다.

동아일보 1954년 9월 9일자에서

▼우표에도 “독도는 우리땅”▼

울릉도 남동쪽 90km 해상에 솟아 있는 작은 화산섬 독도(獨島). 일제는 엄연히 한국 땅인 독도를 1905년 시마네(島根)현의 고시 제40호를 통해 자국에 일방적으로 편입시켰키고 다케시마(竹島)로 불렀다. 일제 패망과 더불어 제자리를 찾은 독도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은 1952년 ‘인접해양주권에 대한 대통령선언’에서 한국 영토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고 1954년에는 독도에 등대를 세우기도 했다.

독도 우표를 발행한 것은 물론 독도가 한국 땅임을 세계만방에 확실히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특별한 계기도 있었다. 1952년 새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독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던 일본이 이즈음 독도 우표를 발행하려 한다는 정보가 입수됐던 것. 정부는 서둘러 독도 우표 3종 3000만장 발행을 결정했다. 우표는 국제우편을 통해 세계 각지로 널리 유포되는 것이니, 정부로서는 독도 우표를 통해 ‘독도는 한국 땅’임을 자연스럽게 세계에 홍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일본이었다. 당시 일본 외무성은 독도 우표가 붙은 우편물은 받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만국우편연합(UPU) 규정에 따라 결국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본은 독도 우표에 먹칠을 한 뒤 배달하는 방법으로 우리측 ‘독도 알리기’의 힘을 뺐다고 한다.

독도 우표는 그 뒤 한국에서 2차례 더 발행됐다. 2002년 8월 ‘내 고향 특별우표’ 시리즈로 90만장 발행됐는데 일본은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1월의 ‘독도의 자연’ 우표 4종 224만장 발행을 두고 일본은 외상이 발행 금지를 공식 요청하고, 총무상이 일본판 독도 우표 발행을 주장하면서 50년 만에 2차 독도 우표 분쟁이 일어났다. 그런가 하면 올 4월에는 북한이 독도 우표 2종을 발행해 독도 우표 분쟁에서 한국측을 측면 지원하기도 했다.일본 총무상의 독도 우표 발행 주장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여전하다. 독도가 한국 땅임을 가장 확실하게 천명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