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거창사건 희생자 안식처 찾았다”

  • 입력 2004년 9월 3일 21시 56분


6·25전쟁 당시 발생한 경남 ‘거창사건’ 희생자들의 영혼이 안식처를 찾았다.

거창사건유족회(회장 조성제)는 3일 “1951년 거창군 신원면 박산골에서 희생된 517명의 ‘합동 초혼(招魂)장례식’을 유족과 지역 주민, 기관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6일 신원면 대현리 거창사건추모공원 등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유족회는 박산골에서의 발인제에 이어 합장묘역에서 노제를 지내고 거창사건추모공원 위패 봉안각의 우제(虞祭)로 장례식을 마무리한다.

유족회는 박산골 희생자 말고 개별적으로 묘지를 관리하고 있는 탐양골과 청연골 희생자 유족 가운데 이장(移葬)을 희망할 경우 모두 추모공원에 안장키로 했다.

거창사건은 1951년 2월9일부터 사흘간 국군이 ‘인민군과 내통했다’는 누명을 씌워 지역 양민 719명을 신원면 박산골과 탐양골, 청연골에서 집단 학살한 것을 말한다.

이 중 박산골 희생자는 신원과 유골 확인이 어려워 학살 장소 인근 합동묘역의 남자묘와 여자묘에 나뉘어 53년간 관리돼 왔다. 합동묘역은 그대로 보존된다.

유족회 조 회장은 “억울한 죽임을 당하고도 방치돼 왔던 거창사건 희생자들이 영원한 안식처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거창사건 추모공원은 거창사건특별법에 따라 2000년 192억원의 예산으로 신원면 대현리와 과정리, 덕산리 일대 5만여평에 조성됐다.

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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