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老人 난타공연단 “옌볜 갑니다”

  • 입력 2004년 8월 3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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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북 남원에서 열린 ‘춘향제’중 ‘6070 난타공연단’ 단원들이 이도령과 춘향으로 분장해 춤을 추고 연주하고 있다. -사진제공 김천시
지난해 전북 남원에서 열린 ‘춘향제’중 ‘6070 난타공연단’ 단원들이 이도령과 춘향으로 분장해 춤을 추고 연주하고 있다. -사진제공 김천시
경북 김천지역 60, 70대 노인들로 구성된 ‘6070 난타공연단’이 첫 해외공연에 나선다. 이 공연단은 다음달 1일 중국 옌볜(延邊)에서 연변가무단과 함께 조선족을 위한 합동공연을 갖는다.

29일 오전 출국하는 이 공연단은 현지에서 이틀 동안 연습을 한 뒤 조선족 동포들에게 ‘두만강’과 ‘고향의 봄’, ‘번지 없는 주막’ 등 그리운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국내에 왔던 연변가무단 관계자가 우연히 TV에 방영된 이 공연단의 모습을 본 뒤 초청해 이뤄졌다.

공연단은 특히 옌볜 공연을 마친 뒤 연변가무단이 함경북도 남양시에서 펼칠 북한 공연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 추진 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13명의 단원들(남 2명, 여 11명)은 이번 공연을 위해 그동안 매주 하루만 하던 연습을 8일부터 매일 실시할 계획이다.

전재수(全在洙·73) 단장은 “첫 번째 해외공연을 앞두고 단원들이 모두 소년 소녀처럼 들떠있다”며 “북한 공연이 성사되면 남한 노인들이 즐겁고 의미 있는 삶을 누리고 있는 모습을 마음껏 펼쳐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노인회 김천시지회 부설 노인대학 소속 학생들이 중심이 돼 2002년 9월 발족한 이 공연단은 지난해 5월 경북 포항에서 열린 호미곶축제에서 나름대로 멋진 공연을 선보여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공연 요청이 잇따르고 있는데 22일에는 경기 수원시 초청으로 수원의 한 공원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단원인 이종리 할머니(65)는 “집안일과 고추농사 등으로 틈을 내기가 쉽지 않지만 공연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연예인 같은 대접까지 받아 너무 즐겁다”며 “‘모여라’는 연락이 오면 만사를 제치고 달려간다”며 활짝 웃었다.

단원들은 도마와 주전자, 놋그릇, 드럼통, 목탁, 자전거 바퀴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로 연주한다.

이 공연단은 김천시 사회보조단체로 등록돼 연간 500만원의 지원을 받고 김천문화원에 마련된 연습실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재정적인 어려움이 심해져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 단장은 “옌볜 공연도 초청자 측이 숙식비만 부담해 왕복 항공료 등을 마련하기 위해 단원 1인당 50만원씩 내고 김천지역 기관 및 단체에서 후원금을 접수 중”이라며 “좀더 편안하게 공연을 하기 위해 재정 문제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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