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국방부 이슬람 자문위원 이원삼 교수

  • 입력 2004년 6월 15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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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삼 선문대 교수는 “이라크 파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 것을 우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김미옥기자
이원삼 선문대 교수는 “이라크 파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 것을 우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김미옥기자
“전 세계 이슬람 인구는 최대 16억명이요, 이슬람 문명권도 57개국이나 됩니다.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이슬람교도인데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너무 모릅니다.”

이라크 추가 파병이 이번 주 안으로 확정된다지만, 파병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파병에 반대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국방부 이슬람 자문위원인 이원삼(李元三·46) 선문대 교수는 오히려 “미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파병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기회에 ‘이슬람 문명도 세계의 한 축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

“우리는 원유의 75%를 중동에서 수입합니다. 하지만 이슬람 전문가는 많아야 20∼30명에 불과합니다. 이웃 일본은 500명이나 됩니다. 우리의 이슬람 연구가 그만큼 부족한 것이죠.”

그는 2002년 서희·제마부대 파병 때부터 장병들을 대상으로 이슬람 문화를 교육해 왔다. KOTRA 등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이라크 관료, 기업인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정책을 설명해주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그는 대학(학부)부터 석박사 과정까지 모두 중동에서 수학한 유일한 한국인. 명지대 아랍어과를 졸업하고 83년 카타르대에 다시 입학해 이슬람법을 전공했다. 이후 모로코 모하메드 5세 대학에서 이슬람 사상으로 석박사 학위를 땄다. 그는 “아랍어를 배우면서 언어의 배경이 되는 이슬람 문화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점이 유학을 결심한 계기”라고 말했다.

다시 파병 문제로 이야기를 돌리자 그는 “무엇보다 이슬람의 관습을 존중하는 것이 파병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중동에서는 공중목욕탕에서도 꼭 속옷을 입습니다. 그만큼 이슬람에서는 벗은 몸을 남에게 보이는 것은 금기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라크 포로의 나체 사진까지 찍었으니 반발이 심할 수밖에요. 여기서 우리도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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