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 인간극장 ’가위손…’ 싸워도 기댈 곳은 가족뿐

  • 입력 2004년 5월 30일 17시 20분


김가영 나영 소정 영훈씨 등 4남매(왼쪽부터)가 서울 남산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며 각각의 미용실에 대한 꿈을 밝혔다. 사진제공 KBS
김가영 나영 소정 영훈씨 등 4남매(왼쪽부터)가 서울 남산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며 각각의 미용실에 대한 꿈을 밝혔다. 사진제공 KBS
31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인간극장 5부작 ‘가위손 4남매 서울 도전기’(월∼금 오후 8:50)는 지방에서 맨주먹으로 서울로 와 성공을 꿈꾸는 4남매의 ‘서울 드림’을 다룬다. 4남매는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살아간다.

김영훈씨(32)는 충북 청양 출신. 중학교 중퇴 후 대구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가 미용사가 되기 위해 7년 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3년 만에 미용기술을 배워 중구 신당동에 자그마한 미용실을 차렸다. 고향에서 고교를 졸업한 후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던 여동생 3명을 불러 직접 미용기술을 가르치며 자신의 미용실에서 함께 일하게 했다. 초등학교 때 처음 쌀밥을 먹고 체한 기억이 있는 영훈씨와 동생들은 가난이 지긋지긋하다. 함께 모여 산 지 3년. 가난은 탈출했지만 각자 불만이 없지는 않다.

첫째 동생 가영씨(30)는 서울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 꿈. 미용실 단골손님들이 주선해 주는 선 보기에 휴일이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야간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결혼 계획이 순탄치 않다. 모은 돈을 모두 오빠의 가게에 투자해 결혼자금도 여유가 없다.

나영씨(27)의 꿈은 하루빨리 자신의 미용실을 여는 것. 미용실 살림을 도맡아 하고 최신기술 습득에 관심이 많다. 막내 소정씨(24)는 서울생활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 서울의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해 친구들을 만나면 오빠가 정한 통금시간인 밤 12시를 넘겨 귀가하곤 한다. 그때마다 오빠는 문을 안에서 잠그고 열어주지 않는다.

영훈씨는 동생들이 미용실 2호, 3호, 4호점을 차릴 때까지는 군기반장을 자처할 계획이다. 피곤해 하는 동생들이 반대하지만 적어도 여름철에는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연출을 맡은 편만열 PD는 “처음에는 짐 같이 느껴졌던 동생들이 영훈씨에게 힘이 되는 걸 보면서 기댈 곳은 가족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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