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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30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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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하면 하나 있는 것 무엇인고’는 답을 요구하는 수수께끼다. 민속학의 태두 임석재 선생의 동시 ‘수세기’를 엄마와 아이가 서로 묻고 답하며 놀 수 있게 그림책으로 꾸몄다.
임 선생은 부산 피란시절 직접 공책에 옛날이야기와 동요 동시를 써서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고 한다. 특히 ‘수세기’는 하나에서 여덟까지 손가락을 꼽아가며 흥겹게 놀 수 있는 수수께끼식 동시다. 우리의 정서와 가락의 흥겨움이 고스란히 배어난다.
‘하나 하면 하나 있는 것 무엇인고’하고 운을 떼는 장면에는 왼쪽으로 아라비아 숫자가, 오른쪽으로 줄넘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그 숫자만큼 등장한다. 이야기의 생동감과 리듬감을 살려준다.
답이 있는 다음 장면의 ‘그림’을 들여다보자. 우리 전통의 형태와 색감과 결을 그대로 살려낸 입체물과 반입체물이다.
금속공예가인 전인강은 손맛이 담긴 작품들로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렇다고 그 작품이 이미지를 고정시키지도 않는다.
아이의 머릿속은 재미있는 ‘그림’을 즐기면서도 이미지로부터 자유롭다. 리듬을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그래서 매번 새로운 답을 찾아 머리를 굴린다.
‘하나 있는 것’은 하늘의 달, 해, 사람의 머리, 배꼽…. ‘둘 있는 것’은 사람의 눈, 귀, 팔, 다리….
엄마와 아이는 어느새 매번 다른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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