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흰색 티로 지적 원숙미 물씬 ‘다이앤 키튼’

  • 입력 2004년 4월 1일 16시 58분


배우 다이앤 키튼(58)은 영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 과하지 않되 숨기지 않는 중년 여성의 중용(中庸) 패션을 제시한다. 무채색의 자연 소재 옷으로 희곡 작가의 자유로운 품격을 연출하지만, 적당한 실루엣 노출로 섹시함을 드러내는 것.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영화 의상을 담당했던 1970년대 영화 ‘애니홀’에서 키튼은 헐렁한 남성용 재킷과 넥타이로 커리어 우먼의 진취적 이미지를 표현했다.

그러나 중년을 훌쩍 넘어선 그는 이제 달라졌다. 애써 남성처럼 보일 필요 없이 여성스러움과 원숙함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도록 할 것. 이것이 요즘 중년의 ‘사랑하고 싶은 여자(woman to love)’의 패션 지침이다.

○ 고급스러운 니트 패션

진정한 멋쟁이는 드러나지 않는 듯 돋보이는 니트의 멋을 이해한다.

키튼은 베이지색, 흰색, 검은색 등 주로 눈에 띄지 않는 색상의 캐시미어 소재 니트를 입어 고급스럽다.

또 적당히 몸에 피트되는 흰색 면 티는 심플한 사각형의 가는 안경테와 매치하면 지적이면서 동시에 활동적이다.

에르메스, 랄프 로렌 블랙 라벨, 질샌더 등의 옷과 느낌이 비슷하다.

흰색 터틀넥과 검은색 진 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는다든지, 흰색 니트 위에 같은 색 셔츠를 단추를 풀어 입어 편안함을 중시하는 요즘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다.

○ 블랙의 멋

카디건과 면 바지 등으로 릴랙스 패션을 보여 주던 키튼은 영화 속 젊은 남성(키아누 리브스)과의 데이트에서는 무릎이 드러나는 길이의 타이트한 검은색 원피스를 입었다. 거한 느낌의 다이아몬드 액세서리 대신 검은색 매듭 목걸이로 장식을 절제한 것이 포인트.

DKNY, 앤디 앤 뎁,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은 이 같은 단정한 라인의 블랙 드레스를 선보인다.

프랑스 파리의 한 식당에서 잭 니컬슨과 재회하는 장면에서도 그는 탱크톱이 비쳐 드러나는 검은색 시스루 재킷으로 은근한 섹시미를 발산했다.

키튼은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검은색 턱시도 차림에 검은색 모자와 가죽 장갑으로 드라마틱한 멋을 냈다. 그는 단순한 색상의 고급스러운 미덕을 아는 배우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