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추억의 조각들로 꾸민 방…佛작가 포콩 사진전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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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원, 베르나르 포콩 작 '수박들'(왼쪽)과 '밀짚 오두막'
갤러리 원, 베르나르 포콩 작 '수박들'(왼쪽)과 '밀짚 오두막'

프랑스 사진작가 베르나르 포콩 사진전이 12월21일까지 서울 청담동 갤러리 원에서 ‘우상과 제물들 그리고…’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그는 지나간 시간을 주제로 지적이고 회화적인 사진작품을 발표해 국제적 명성을 얻은 작가.

포콩의 대표작은 1980년 마네킹 인형으로 소년시절의 추억을 재현한 ‘여름 캠프’ 시리즈. 이 작업을 계기로 ‘메이킹 포토의 선구자’로 인정받기 시작한 그는 1986년 이후 짙은 상실감이 감도는 ‘텅 빈 방’의 실내를 촬영한 ‘사랑의 방’ 연작 시리즈들을 선보였다. ‘메이킹 포토’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찍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자신의 의도대로 장면을 구성해 찍는 것을 말한다.

그가 찍은 빈 방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천장, 바닥, 벽, 창문 등 방의 기본 배경 속에 어린시절 갖고 놀던 잡동사니들, 시든 채 흩어진 꽃다발들, 깨진 수박 등 여러 ‘상실의 이미지’들이 나뒹군다.

포콩은 유년과 청춘, 추억이 깃들었던 공간을 사진을 통해 재현하려고 시도한다고 밝혔다. 전시회를 계기로 사진집 ‘사랑의 방’도 출간됐다. 02-514-3439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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